2011년 8월 22일 월요일

로지코믹스

수학과 논리학이라는 학문은 현대 과학기술 발전의 근본이자 핵심인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설계를 전공한 나에게도 모든 것은 수학과 논리적인 이론 전개는 필수적인 요소였다. 그러나 내가 기억되는 수학 전공자들은 도대체 무얼 하는 지 의문스러운 존재로 기억된다. 다른 분야에 대한 심각한 무지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너무나 이해가 되지 않으며 심지어는 학위를 날로 먹는 운좋은 사람들 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공학을 전공했다는 입장에서도 사실 제대로 알고 있는 혹은 어렴풋이라도 들어 본 적이 있는 관련 분야는 많지가 않다. 뭐 공학도 그 뿌리는 철학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본다면 어디 관련없는 분야가 어디 있겠냐고도 할 수 있지만, 점점 학문 간의 차이는 몇몇 전공자 내지는 천재적인 인물을 빼곤 그리 친근감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나와 같은 경우에도 물리학자나 화학자라고 하면 대충(?)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를 생각이나마 할 수 있다. 하지만 수학자 내지는 논리학자라고 하면 알듯 모를 듯 심하면 재미없고 돈 안되는 순수학문을 접하는 사람으로 느껴진다. 하물며 철학이나 자연철학이라고 하면 나와는 상관없는 별나라 사람처럼 생각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존재가 새로운 것을 느끼고 배운다면 얼마나 원하는 만큼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이러한 생각, 느낌 혹은 감정은 가끔씩 무언가에게 지쳐있을 때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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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제목으로 내 손을 다가가게 만든 ‘Apostolos Doxiadis’와 ‘Christos H. Papadimitriou’의 LOGICOMIX(로직코믹스)는 기대와 달리 쉬우면서도 어려웠다.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버트런드 러셀의 삶이 평범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는 있었지만 그 이상을 느끼기에는 앞서의 내 단상처럼 너무나 무지스러움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 오랜 기간을 두고 준비하여 완성된 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오랜 기간 저자 역시 고민하고 좌절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 읽고(?)난 후의 느낌도 그리 개운하거나 명쾌하지는 않았다. 마치 제1권이 끝났으나 어서 제2권을 읽어야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버트런드 러셀을 20세기의 여러 철학자 중의 하나로만 알고 있던 나의 모습에서 나 또한 역시나 암기식 붕어빵 교육의 희생자가 아닐까라고 자위한다.

이 책이 내게 준 가장 큰 의미는 나 스스로 무언가 가치있는 존재라서의 삶의 주역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했다는 것이다. 언제나 그랬지만 또 역시나 잊어버리고 만 내 자신에 대한 희망 혹은 위로...

PS. 책 소개 내지는 여러 부제 속의 ‘컴퓨터’란 용어에 혹해서 이 책을 구입하지는 말기 바란다.

추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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