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12일 토요일

코로나로 인한 활동 제약의 순기능 ?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수 많은 일을 겪었고 그리고 그로 인해 우리의 일상에 큰 변화를 맞이했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가 누구도 예상치 못하게 지속되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덕분에 많은 일상의 변화가 더 이상 변화가 아닌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그 가운데 전에는 정말 예상치 못한 것이 업무와 관련한 사람을 직접 만나는 일이 필수적인 경우에서 가능한 지양해야 할 선택적 사안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만나러 간다는 자체도 찜찜하지만 만나야 하는 입장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전화나 이-메일 혹은 화상 회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어렵고 낯설었지만 어느새 일상이고, 그러한 상황에서 더욱 간편한 회의 환경을 만들거나 또는 단순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심지어 회사나 학교 내에서는 다르지 않다. 이런 대응에 부정적 시각을 가진 이라도 몇 차례 직접적 주변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격리 상황을 겪고 나면 자연스럽게 비대면의 상황을 추구하게 된다. 물론 그럼에도 세상 다 산듯 막무가내인 경우도 없지는 않다.

이러한 변화는 관련된 많은 주변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광을 위한 국내외 여행이 아닌 업무적 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여행이나 숙박 업계 등은 엎친데 겹친 겪이 아닐까 싶다. 사실 사업차 출장은 빈도는 적지만-자기 돈 쓰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에서-씀씀이는 큰 편이다. 교통비나 유류비 지원을 편하게 요청할 수 없는 직급 낮은 이들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한번 이러한 상황을 겪은 기업이나 학교에서는 출장 자체의 가치 혹은 출장에서의 비용에 대한 효용성을 보는 시각이 매우 냉정해졌다. 함께 하는 이도 줄었고 덕분에 씀씀이도 줄게 되고 그로 인해 결제의 빈도 역시 줄게된 덕에 비용 지출이 보다 쉽게 드러나게 되었다. 예전 같으면 업무적 비용에 개인적 비용이 묻혀지는 경우가 허다했지만 지금은 사실상 그런 식으로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출장을 가서도 활동이 예전처럼 자유롭지 못하다. 움직이는 돈이 드는데, 장소와 내역이 쉽게 드러나니 허튼 짓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이유로 점점 출장 당사자들도 출장 자체를 꺼리게 된다. 문제가 지금까지 출장을 가야만했던 일의 상당한 부분이 아무런 문제없이 처리된다고는 것이고, 그로 인해 다음 출장 승낙을 기대하기가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디지털 기기나 소프트웨어 활용에 익숙지 않다면 온라인 화상 회의 등의 사용은 물론 낯선 상황에서의 업무 진행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많은 일들이 취소 되거나 수정되기도 한다. 예로 학교라면 많은 학생들이 제대로 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지도 못한 상태에선 값비싼 등록금의 가치를 느끼게 어렵게 되었고, 선생들도 온라인 강의에 노력한 수고가 학생들에게 온전히 전달되었는 지 확인하기 매우 어렵다.

짧은 학기를 가진 전문대학 등에서는 학생들이 제대로 학교를 가보지도 못한 채 졸업을 맞이하게 되는 정말 황당스러운 상황을 겪게 되었다. 물론 현재 상황으로 보아 4년제 대학교의 경우도 만만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들에게 대학생으로서 시간은 어떤 의미로 생에 남을 지 안타깝다.

이러한 외부 활동 제약이 적지 않게 비용 지출을 줄이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내용적 여부에 상관 없이 지속될 것이라는 사실에서 걱정과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도 분명하다.

2021년 6월 6일 일요일

빠른 맥으로 내 일상이 달라지지 않은 듯 ?

이미 한 세대를 지난 맥 사용자로서 애플의 제품 라인이 애플의 자체 마이크로프로세서, 즉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되고 있고, 또 출시된 M1 마이크로프로세서 탑재 모델의 성능에 대해-나의 예상과 달리-매우 우호적이다. 현재 나는 맥 미니 2018과 맥북프로 2011 13-인치를 사용하고 가끔씩 아내의 맥북프로 2019 13-인치를 몰래 사용하고 있다.

사실 맥 미니 2018이나 맥북프로 2019를 구입하게 된 것은 성능과 기능의 문제라기 보다는 맥북프로 2011에서 Mojave 운용체제의 지원가 공식적으로 중단되면서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렇다, 나의 GTD 시스템의 OmniFocus가 3.11 버전으로 업데이트되면서 Mojave 이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OmniOutliner 5 마저 5.8 버전 이후부터 Mojave 이상을 요구했다.

그렇더라도 DevonThink와 Scrivener는 여전히 구형 OS에서도 잘 작동하기 때문에 버텨 볼 생각이었지만, 새로운 프로젝트 수행에 따른 시스템 구입 기회가 온 덕분에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더라도 맥 미니 2018과 맥북프로 2019 모두 마이크로프로세서, CPU는 기본 사양으로 하고 여력의 비용으로는 메모리를 왕창 늘리고 주변기기 운용을 위한 여러 어댑터를 확보했다.

하지만 예전 같았다면 메모리나 내부 저장 장치 용량 보다는 우선 가장 빠른 CPU를 먼저 선정하고 나머지를 어떻게 구성하느냐로 고민했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내게 있어 컴퓨터 시스템을 선택함에 있어 CPU는 가장 후순위로 밀려나게 되었다.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기억나질 않지만 한참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 도입의 최우선 기준이 ‘빠름’이었다. HP-UX 기반 워크스테이션과 서버를 사용하던 시절이었으니, CPU의 갯수가 늘어나거나 클럭 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건 거짓말 조금 보태서 거의 새로운 본체를 하나 구입하는 거랑 비슷한 수준이었다.

연구 개발의 성과는 빠른 CPU, 넘치는 메모리, 그리고 역시 빠른 3D 그래픽스 가속 장치에 의해 결정된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기대한 연구 성과가 부진한 탓을 컴퓨터 시스템의 성능 부족이나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부재로 변명했다.

하지만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다는데, 어느 날 나의 연구 분야에서 세계 제일의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미국의 모 대학의 P 교수 연구실을 보게 되었다. 사실 그의 명성에 비유하자만 연구실에 슈퍼 컴퓨터가 들어 앉아 있다고 해도 누구도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준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리고 당황스럽게도 그의 연구실에 있는 시스템은 출시된 지 한참이나 지금 더욱이 성능으로 보자면 도저히 이해할 수 있는 SGI와 SUN의 엔트리 레벨 워크스테이션들이 가득 했다. 정말 이게 다인지 눈을 의심했다.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기하학적 이론에 기반한 3차원 비선형 곡면 모델링 연구에 고성능의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가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상관없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내가 사용하는 하는 시스템에 비해 아마 열배는 느릴 것 같은 구형 시스템으로 그런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에 충격을 넘어 당황스럽고 황당하기까지 했다.

연구비는 차고 넘칠 것이니 일부러 그런 시스템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면 정말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아니면 정말 학교 지하에 전용 슈퍼 컴퓨터를 숨겨 놓았는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후 나의 빠른 컴퓨터에 대한 욕심 내지는 욕망은 일상의 우선 순위에서 다소 밀려나게 되었다. 물론 학교나 회사에서 시스템을 새로 구입하도록 해준다는 것에 대해 굳이 마다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인 구입에 있어서는 빠른 성능 보다는 가능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즉 업그레이드가 보장되는 제품 선택이 우선하게 되었다. 사실 비용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후자가 더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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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애플이 68K에서 PowerPC로 다시 X86으로 그리고 마침내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할 때에도 특별히 기대나 희망을 가지지 않았다. 더욱이 애플의 제품이나 아무리 속도나 빠르더라도 결구 지원 소프트웨어의 한계가 분명하니 결과는 예상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물론 X86으로의 전환은 그 이전에 비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은 일단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하지만 최종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빠른 업무 처리나 연구 개발의 완성을 위해 빠른 컴퓨터 시스템이 최우선적이라고 강변하는 이들을 보면 웃으면서 내 경험을 이야기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 빠름으로 과연 오늘과 얼마나 다른 성과를 담보할 수 있는 지 스스로 한번 평가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한다. 충분 조건은 분명하지만 실제 필요 조건인지는 의문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 오랜 맥 사용자인 내게 애플 새로운 M1 마이크로프로세서 그리고 곧 예고되는 M2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맥 모델의 등장에 개인적으로 구입 의사에 대한 판단을 묻는 경우가 잦다. 그러면 한 마디만 해준다. 한/글(아래아 한글)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라이센스로 구동되지 않으니 직접 구입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 대응은 한결 같다.

2021년 6월 3일 목요일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의 배신

주변에 클라우드 추종자가 적지 않다. 나 역시 개인 용도의 드랍박스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비즈니스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저 개인용 파일 공유나 백업 용도가 주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업무 관련한 파일의 공유는 거의 클라우드 기반이 핵심 환경이다. 이제 클라우드 서비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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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클라우드 서비스 가운데 중심은 현재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원 드라이브(OneDrive for Business)였다. 드랍박스의 프로페셔널 서비스를 포기한 이래, 용량 문제로 원 드라이브를 계속 사용해왔지만(각 1TB의 두 개 계정을 사용하고 있다), 의외로 자주 오류를 경험하고 있다. 전체적인 서비스 문제이기도 하고 자주 동기화 문제를 겪기도 한다. 얼마전에는 아예 동기화 자체가 한동안 수행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원 드라이브의 경우 새로 서비스가 시작되는 경우, 기존 파일에 대한 전체적인 동기화 점검을 매번 수행한다는 것이다. 거의 1TB에 달하는 용량의 동기화는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짧게는 수 시간에서 길게는 하루를 넘기도 했다. 더욱이 Windows 환경과 macOS 환경 간의 동기화 문제도 만만치 않다.

이번에는 동기화 부재 사태가 몇 시간 단위에서 끝나지 않았다. 거의 하루를 넘어 지속되었고, 몇 번의 서비스 재시작이나 시스템 리부팅을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아 결국 원 드라이브 재설치를 통해 다시 동기화를 수행했다. 하지만 동기화 자체 역시 매우 불안한 상태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래서 급하게 구글 G Suite 서비스의 구글 드라이브로 전환했다. 다만 순간 구글 드라이브와 백업 및 동기화 기능의 충돌로 당황하기도 했다. 사실 앞서 언급한 원 드라이브의 문제는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원 드라이브 못지 않게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역시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동기화와 관련되어 있다. 구글 역시 앞서와 같은 문제로 계속 신경을 쓰게 만들고 있다. 역시 드랍박스만한 서비스가 없단 말인가?

사실 드랍박스를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비용적 부담을 떠나 상대적으로 단순한 원격 파일 저장소로서의 기능이 핵심이다 보니 다른 환경적 서비스와는 차이가 있어 전환후에는 결국 다른 불편한 문제가 생길 것이 뻔하다 보니. 어느새 파일 저장소 이상의 활용 범위로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이 확장되어 버린 탓인 것 같다.

이제 대부분의 주요한 서비스도 클라우드 기반으로 진화하고 확장하고 있다. PDM/PLM은 물론 3D CAD까지 클라우드 기반으로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PLM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용된다면 다른 서비스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ERP나 PDM/PLM이 클라우드로 운용되는 동안 네트워크 연결 혹은 속도 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사태가 발생할 지 알 수 없다. 물론 이에 대한 대응 조치를 위한 서버나 서비스를 별도로 마련할 수도 있지만, 결국 네트워크 연결이 끊어지면 어떤 경우라도 최악이다.

생각해보니 클라우드 서비스가 주는 효용성에 비례하여 문제 발생에 따른 충격은 절망적인 수준이었다.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어딘 가에 있을 오프라인 서버에 기반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클러스터로 연결되어 서비스 중단 사태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한다. 물론 그 수치적인 값은 현실적으로 무중단에 가깝다. 그러나 완벽하지 않으니 그 불완전함에 언제 내가 닥칠 지 모른다.

결국 클라우드 서비스의 배신이 두려워 둘 이상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따로 서버를 마련해서 백업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답이라고 해서 항상 정답은 아닌 것 같다. 새로운 기술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그저 작은 시도일 뿐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