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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23일 일요일

해야 하는 일.. 하기 싫거나 할 수 없거나 아님 하지 않아도 되거나 ?

삶에서 접하는 무수한 일은 대부분 결국 해야만 하는 일이다. 혹은 그렇게 생각되는 일이다. 언제, 어떻게, 심지어 왜 해야 하는 지 고민하지만 결국 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그리고 좋은 결과든 그렇지 않든 어쨌든 하고 만다. 사실 고민은 그저 신세 한탄일뿐이다. 그런 푸념마저 없다면 정말 쉽지 않은 일상이다.

사실 해야 하는 일이지만 이런 고민과 푸념은 한다는 것은 그 일을 하기 귀찮거나 다른 한편으로는 하기 싫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결국 반드시 기대한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하고 실행하는 일도 있겠지만, 대개 일상의 그런 고민은 상대적으로 하찮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런 행태를 보이게 되지 않나 싶다. 그러니 결과에 크게 괘념치 않는다.

이에 반해 해야 하지만 할 수 없는 혹은 못하는 일도 있다(일단 해야만 하는 일로 된 상황의 원인에 대한 평가는 별개로 한다). 그런 경우는 할 수 있는 상황과 역량을 갖추기 위해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할 수도 있다. 물론 노력에 대한 결과는 보장 되지 않는다. 그렇게 때문에-절대 스스로 해야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포기하거나(포기할 수 있다면) 혹은 할 수 있는 이에게-책임과 권한를 포함하여-위임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남은 것은 그 일이 과연 해야만 하는 일인지 다시 평가할 필요도 있다. 물론 그런 평가가 가능한 대상은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해야만 하는 일이라 생각했던 일이지만 지나고 보면 그렇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일 가운데 많은 경우가 타인의 시각에 비춰진 자신 그리고 자신 스스로 평가에 따른 괜한 마음에 태어난 의무일 수 있다. 해야만 하는 일은 사실 목적, 목표, 그리고 절차가 명확하다. 수준의 높고 낮음은 상관없다. 그런 일은 반드시 명확하게 처리되어야 한다. 만일 그런 일을-제대로 처리해야 할 일임에도-수준 낮은 일이라고 그저 대응하는 정도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새로운 해야만 하는 일이 생겨날 수도 있다. 물론 역시 수준 낮은 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언젠가 대응할 수 없는 수준의 해야만 하는 일로 탈바꿈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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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D 시스템에서 해야만 하는 일은 매우 주요한 관리 대상이다. 비록 GTD 시스템에서 일에 대한 우선 순위가 일 자체의 위치나 가치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결국 자신의 일이니 상대적 비교에서 우위에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적은 바와 같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 가운데 상당수가 절대적 기준이 아닌 상대적이면서도 일시적 기준에 의해 평가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 GTD 시스템의 주간 리뷰를 포함한 정기적 리뷰 단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GTD 시스템에서 해야만 하는 일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사용하는 GTD 시스템의 기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해야만 하는 일은 반드시 마감일자가 정해져 있다. 프로젝트나 하나의 일에 대한 마감 일자는 반드시 실제적이어야 한다. 즉 마감 일자를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라면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다. 물론 그런 경우는 대개 해야만 하는 일의 세부 항목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해야하는 일의 상당수가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가운데 상대적으로 작고 단순한 일도 적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적은 바와 같이 유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반복되는 일의 관리에서 좋은 점은 매번 좀더 나은 관리 절차나 요소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판단에는 나름 연습과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개관적 사안도 자신에게 관여되면 주관적 요소가 숨어들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자신의 문제가 가족이나 조직에 연관되면 너무 객관적 사안으로 인식될 수 있다.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이 드러나지 않게 해야 하는 일로 관리될 수 있다. 그러므로 재차 강조하지만 리뷰 과정을 통해 해당 일과 프로젝트 수행에 대한 부담을 계속 관리해야 한다. 세상에 의외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은 많지 않다. 괜한 욕심은 정작 해야만 하는 작은 일이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2023년 2월 26일 일요일

[책] 하버드 첫 강의 - 시간 관리 수업

쉬셰장 지음(하정희 옮김, 리드리드 출판)

최근에 이런 자기계발 관련 책을 읽거나 하진 않는다. 그러다 본의 아니게 시내 대형 서점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자기계발 및 실용서 코너에서 젊은 친구의 대화를 들었다. 그리고 잠시 눈을 돌려려 해당 코너에 전시된 책을 한번 흝어보다가 새학기를 맞이한 학생 혹은 선생이 잡을 만한 제목의 책이 눈에 들어 왔다. 하버드 첫 강의 - 시간 관리 수업. 물론 원제는 그저 하버드의 시간 관리로 보이는데 새 학기를 노려 이런 제목을 붙이지 않았나 싶다. 매년 새 학기는 어김없이 두번씩 찾아보니, 썩 괜찮은 판단이다.

이런 책 내용이야 언제나 그렇듯 예상과 다르지 않다. 그래도 시간이 꽤 지난 책 임에도 눈에 띄게 전시되어 있어 내용을 보기로 했다. 물론 이런 책을 구입할 리는 없고, 근처 도서관에서 빌려 주중 임에도 시간 내어 이틀 만에 읽었다. 내용은 예상한 것에 전혀 빗나가지 않았다.

부정적 시각으로 볼 때, 책에는 오늘 대한민국 현실에서 모순된 내용으로 가득하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표현은 어쩔 수 없지만-책 내용이 나쁘다기 보다는 현실 시각에서 만나게 되는 모순된 실상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저자는 그런 현실을 모순으로 인식하는 지 안하는 지는 모르겠다. 사는 동네가 다르니 어쩔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저자는 자기 동네(어딘지 모르겠다)에서 자기계발 관련 분야에서 유명한 듯한 하다. 내용으로 볼때 아마 저자는 제대로 된 규모와 구조의 기업 특히 제조 분야에서 업무 관리 경험이 없지 않나 싶다(내 오해일 수도 있다). 미국이나 서구권에서는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내가 알고 경험한 바에 따르면 거기도 저자 주장처럼 그렇지 않다고 보지만-앞서 적었듯 한국(혹은 일본)에서는 현실적 효용성이 거의 없다.

물론 책에서 강조된 내용 가운데 틀린 말은 없다. 다만 언제나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저자가 주장하는 주체적 대상은 사장이나 부서장 급 관리자나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갓 학교를 마치고 사회 생활를 시작한 입장에서 전혀 현실성 없다. 실제 그렇게 했다가 상상할 수 없는 난리를 겪게 될 수준의 이상적 대응 방안을 적고 있다. 중간 관리자 조차 그렇게 섵불리 대응했다가는 집에 가기 힘들거나 아예 집으로 가야 할 지 모른다.

이 책에서 특히 강조되는 업무 위임에 관해 보자면. 직장에서 업무 위임이란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이며, 내용과 수준에 따라 매유 유의해야 한다. 때문에 일상적 잡무가 아닌 경우, 업무 위임은 생각하기 힘들다. 나 역시 위임이란 방식을 강조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신 혹은 주변에 부담이나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의 사안이다. 특히 한국이나 일본의 기업에서 팀 단위 프로젝트나 협업에서 업무 위임은 이상적 탁상 공론에 불가하다. 모두 퇴근하지 못해 야근하며 심지어 밤을 새는 마당에 업무 위임이라니. 때문에 업무 위임이라는 것은 업무 지시의 매우 완곡한 표현일 뿐이다. 더욱이 위임의 권한 자체가 부여된 경우는 드물다. 특히 업무 위임에 따른 권한과 책임도 위임된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저자가 어떤 직장 생활을 했는 지 궁금하다.

그리고 단군 이래 직장 생활이든 사회 생활이든 하나의 일이 생산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완료되었다고 삶이나 일상에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일이 하나 완료되면 언제나 새로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개별적인 일을 아무리 효율적으로 처리한다고 해도 개인 혹은 조직의 부담은 전체 과정이 완료될 때까지 줄어들 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순진한 건지 아니면 책을 쓰기 위해 애써 외면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심지어 그런 대응이 오히려 전체 프로젝트 진행에 보이지 않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유의해야 할 사실은 저자 주장처럼 시간관리를 잘해 업무가 효과적으로 마무리되었다면, 이후 처리해야 하는 유사한 모든 업무의 기준으로 바로 그 생산적이고 합리적으로 완료된 일이 된다. 때문에 업무 당사자 입장에서 결코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일이다. 모든 부담은 결국 자신의 몫이다.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저자가 강조하는 20:80 법칙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경쟁 속에 있는 직장 생활에서 승진하거나 성공하는 비율 역시 20% 수준에 불과할 수 밖에 없다. 이어진 더 높은 승진의 몫 역시 선택된 20% 가운데 20% 수준이 된다.

그런 현실을 매일 눈으로 보고 몸을 겪고 있는 직장인에게 저자의 주장은 순진함을 넘어 한심함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 자리에 오르는 이는 저자가 책 후반에 강조하는 일과 개인 그리고 가정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 모든 직장인이 알고 있다. 자신이 남은 80%에 해당되는 걸 모르는 이가 없는 상황에서 성공할 20%의 비결을 강조한다게 우습게 여겨질 수 밖에 없다. 남은 20% 역시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놓이고 고민에 빠진다. 그러니 타인의 시선이나 조언 따위는 필요없다. 온전히 자신의 몫일 뿐이다. 어떤 걸 선택하더라도 후회할 수 밖에 없다.

그외 현실에 맞지 않은 여러 주장이 있지만 추가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결국 넘쳐나는 다른 수 많은 자기계발 서적과 마찬가지로 먹음직스럽지만 허무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다시 적지만 그런 조언이 틀렸거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의 시각은 여전히 직장인 혹은 직장인이 될 젊은 친구에게 자신 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이의 눈에 먹음직스러운 먹잇감으로 보이는 방법을 성공으로 가는 비법이라 적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은 아니다. 물론 개가 되든 돼지가 되든 그것이 성공이라 생각한다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이는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