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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3일 토요일

또 하루 어느새 또 한 해

티클러 파일 박스에 31 일 폴더가 드러나고 그 뒤에 1 월 폴더가 기다리고 있다. 어김없이 한 해의 마지막 날이 왔다. 더욱이 이어진 1 월 1 일이 월요일이라는 사실에서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이에게 이 보다 더 좋은 날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2024 년을 맞이하는 우리에겐 많은 행운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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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5일 월요일

산더미 같은 업무 파고 속 GTD 시스템 #2

등산이나 달리기를 할때 가끔 신발 안 발에 무언가 이물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아픈 경우도 있지만 무시할만 하면 계속 오르거나 뛰게 된다. 하지만 무언가에 대한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멈추고 조치할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무시하게 된다. 혹은 특정 경로를 정해두고 도착하면 대응하기로 계획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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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쏟아지는 업무 가운데에서도 그런 경우가 많다. 별 일 아니지만-하고자 하면 어렵지 않게 대응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주요하지 않으니 계속 미루게 된다. 정작 시간이 나도 대응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산을 오르다 주저앉자 등산화를 풀어 바닥을 정리하고 다시 자세와 장비를 정비하는 것이 매우 귀찮다. 더욱이 오르막을 올려 한숨을 배뿌으며 허덕이는 상황에서 쉽지 않는 결정이다.

어렵고 긴 시간에 걸친 일을 함에 있어 자신의 정신적, 유체적 피곤함을 자극하는 건 대개 사소한-특히 업무적 시각에서 개인적인-일이다. 정말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할만한 일이 많다. 간단한 일이란 건 지금 진행하고 있는 거창한 일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지 일단 시작하면 사실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미루게 된다. 미루더라도 신경이 쓰이지만 별일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심함을 일관하고자 하지만 그럼에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 그 일을 시작하게 된다. 더 이상 얼굴 찌뿌리는 자신을 놔두기 힘들기 때문이다. 예상한 바대로 간단히 처리될 수 있다. 안도의 한숨이 쉬어지고 다시 일에 전념하고자 한다. 하지만 몸과 마음의 동력이 방금 전과 같지 않음을 알게 된다. 눈을 감고 몸을 젖치고.. 이게 뭔가라는 생각에 빠진다. 산더미 같은 일이 쏟아짐을 알고 있지만 몸을 움직이고 싶지 않다.

그러나 곧 일을 마친 부하 직원의 보고나 상대방의 요청 그리고 사장의 부름을 받게 되면서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업무 모드로 힘겹게 전환된다. 다시 일상은 반복된다.

GTD 시스템은 이런 하찮은 일을 소중하게 관리하는 시스템라고 본다. 일을 소중함이나 중요함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할 수 있으니 하라고 한다. 가끔씩 정말 대단한 시스템이라 여겨진다. 그리고 시스템을 닫는다. 결국 일상은 반복된다.

이야기 시작으로 되돌아가, 발 아래 거슬리던 작은 돌 조각을 버리고 신발을 다시 신을 때 그 해소감은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비교할 수 없는 안도감을 준다. 삶을 괴롭히는 건 큰 일이 아니라 작은 일이다. 그런 이유로 여전히 난 GTD 시스템을 신뢰하고 있다.

2022년 11월 19일 토요일

산더미 같은 업무 파고 속 GTD 시스템 #1

지난 두어 달 최근까지 내 삶에서 이렇게 바쁜 날이 있어나 싶을 정도로 정신 없었다(다만 다행스럽게도 바쁨과 급함의 차이로 볼때 전자라는 할 수 있다). 아마도 내 평생 지금까지 마우스 클릭한 수 보다 지난 한달 간 클릭한 수가 더 많았을 것이다. 더불어 여러 예기치 못한 이유로 일들이 내외부적 사정으로 겹치고 겹치고 겹친 지경이다. 그런 상황에 관련된 각 당사자는 저마다 가장 바쁘고 힘들다고 하소연이니, 여러 프로젝트 간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가능한 계획된 일정과 성과로 귀결 뒤도록 해야 하니.. 정말 피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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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 이상 하루 평균 수면 시간 한 손에 꼽을 수준이다. 간혹 깊은 잠에 빠져들면 알람 소리가 없다면 정해진 시간에 깨지 못했다. 게다가 예상했지만 집안의 큰 일까지 이어져 가족, 친지간에 대해-물론 드러내지는 않았지만-마음까지 편치 않은 심정이다.

이런 육체적, 정신적 그리고 시간적 궁지로 몰리다 보니 GTD 등 어떤 관리 시스템 조차 필요치 않다.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모든 상황에 머리 속에 들어 앉아 있는 상황에서 쉴새 없이 여러 일을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특별한 대응 기준이 없음에도 자연스럽게도-현실적 이유에 따라-실행과 관리의 우선 순위가 정해지게 되었다. 가족 문제는 자연스럽게 뒤로 밀렸다. 사실 가족 일이란게 경조사나 건강상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당장 큰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물론 듣기 싫은 잔소리기 이어지기는 하지만, 소 귀에 경 읽기가 되어 가고 있다. 앞으로 이런 상황이 최소 한달은 이어질 것이다.

덕분에 정확하지 않지만 지난 몇 주간 OmniFocus를 열어본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앞서 적은 것처럼 굳이 관리 체계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마치 몸이 현재 어떤 일을 해야하는 지 알고 있는 듯 했다. 사실 컴퓨터 앞에 앉아 맘 편히 웹 서핑할 여유 조차 없었다고 해도 과한 거짓은 아니다.

문제는 이런 생활이 지속되다 보니, 이른바 관리 체계에서 긴 시간을 두고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죄다 계획이 무의미할 수준으로 지연되고 있는 이른바 관리 부재의 상태로 들어가고 말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자면 그런 프로젝트를 처음 계획한 시점의 기대와 달리 현실적으로 결국 밀릴만한 일이 밀리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진정 관리하고자 하는 일이라면 이런 상황에서도 계획한 대로 실행과 진행 여부를 정기적 점검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삶에서 그런-개인적 측면의-관리 대상이 얼마나 될까 싶은 가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 중요하고 어렵다고 생각한 일이 다른 더 중요하고 어려운 일의 등장하면 우선 순위는 자연스럽게 밀리게 된다. 그러니 평소 고민했던 사안이 실상 고민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는 것은 한편으로 매우 긍정적이다.

돌이켜 볼때 이러한 일 대부분은 즉각적 실행으로 대응이 가능했다. 하지만 온갖 이유로 실행은 지연되고 그에 따른 고민과 후회를 가진 대상으로 관리 체계를 떠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보자면 갑작스런 일의 파고에 이런 일이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있다. 실행 되기도 하고 삭제 되기도 했다. 일단 실행하면 놀랍도록 단순한 일이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특히 사람과 직접 연결된 일이라면 더욱 그랬다. 괜한 마음으로 부담으로 지연되고 있던 일이 짧은 만남이나 통화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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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일의 파고 속에서 급하게 처리하는 과정에서-걱정하고 고민했던 만큼과 달리-단순하게 해결되고 진행되기도 했다. 많은 일이 나 자신의 역할 외 다른 주변 상황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결과는 실행하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인정하게 되었다. 이런 바쁜 상황이 아니었다면 그런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것이고 여전히 지연된 상태로 GTD의 지연 목록으로 머무르게 된다.

지난 한 달은 정말 일상의 여러 일에 대한 계획을 얼머나 스스로 신뢰할 수 있는 지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나 스스로 내 삶의 계획을 믿고 진행하기란 쉽지 않음을 인정한다.

2021년 11월 15일 월요일

일의 상대적 생산성 ?

지난 두어 달은 최근 들어 가장 바쁜 나날이었다. 마침 연말이 다가오니 그렇기도 하겠지만 계획한 프로젝트의 내용이 예상보다 더욱 복잡해짐에 따라 정신적 여유를 찾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예전과 달리 육체적 활동에 따른 여파의 범위가 상당하다. 일단 다행히 한 고비, 두 고비 여러 내외부적 사안들이 정리되긴 했지만 남은 사안들은 그 나름대로 또 복잡하다.

특히 일에 사람이 관여되지 않을 수 없다 보니, 그런 일 외적(정량적으로 계획하지 못하) 요소들이 프로젝트 진행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고, 그런 문제들이 예상한 범위 내에 있기도 하지만 또한 전혀 예상치 못한 일로 전체 계획을 마구 흔들기도 했다.

계획이란 것이 계획대로 안된고, 기대란 것 역시 기대한 대로 안되는 것이 정상이라는 점에서 모든 사안의 발생 자체는 결국은 예상한 바이긴 하지만, 나도 사람이라 불길한 예상이 발생하는 것에는 정말 객관적으로 합리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의외로 일을 하거나 혹은 위임한 일의 진행을 보게 되면 정작 해야 하는 일의 진척이나 성과, 이른바 생산성 확보는 기대한 바가 최고치일 수 밖에 없다. 반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며 또한 쓸데 없는 짓이라 생각되는 일의 생산성은 상상을 초월한 수준이다. 만일 해야 할 일과 쓸데 없는 짓이 같은 내용이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간절하기도 했다.

결국 하기 싫은 일을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생산성을 기대한다는 것은 장기적이며 결과적으로-비록 정량성 성과는 달성되었다 하더라도-의미없는 희망이다. 사실일 지 모르는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늘 기대를 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계획 자체의 수립이 불가능하다.

다행히 쓸데 없는 짓이-타인에게는 효용성이 없지만-자신에게나마 나름의 의미가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최악은 당사자 스스로 쓸데 없는 짓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경우이다. 물론 타인의 질책에 대한 외부적 변명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진실되게 쓸데 없는 짓도 있다. 부디 담에는 쓸데 없는 짓에서 의미를 찾기를 바랄 뿐이다. 내 편견일 지 모르지만, 젊고 의욕이 넘치는 이의 경우가 적지 않아 더욱 우려된다.

다행히 내가 만들지도 소유하지도 그리고 딱히 애정 없는 회사이니, 소나기 피할 정도로 손실 발생의 범위를 최소화하는 대응으로 마무리하지만, 그리고 다음에는 그러지 않으면 좋겠다고 접어두지만 언제나 불길한 예상은 온전히 그대로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그럼에도 당사자는 영원히 인식하지 못하며, 인식 시키고자 하는 시도도 역시 역효과로 끝난다.

그래도 난 그 쓸데없는 짓이 한 개인에게 있어 무의미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의미를 찾기 바라며 더불어 찾을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범위 내에서 지원한다. 오늘도 지금도 쓸데 없는 짓이라 핀잔을 들으면서 숨어서 눈치보며 실행하는 많은 일들이 안전하게 그리고 기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