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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0일 토요일

일상의 악몽, 유령 프로젝트

악몽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극단적일 수도 있지만 딱히 부적합 하지는 않은 게 일상적인 꿈도 계속 반복되면 뭔가 싶은 생각이 점점 커지면서 어느 순간 눈을 감는게 두려울 떄가 있다.

무언가 일을 위한 계획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이 오늘 계획한 것이 분명 지날 달, 지난 해 계획한 바와 같거나 크게 다르지 않음을 직감하면 처음에는 푸념 섞인 웃음으로 넘기지만 계속 반복되면 자괴감이 들고 나중에는 계획을 세우고 점검하는 과정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의 일상에서는 이런 사안을 사소하게 넘길 수 밖에 없다. 눈 앞에 닥친 크고 작은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의 GTD 시스템을 가득 채운 프로젝트 목록 가운데에도 작년, 재작년 혹은 그 이전부터 자리잡고 있던 대상들이 많다. 몇몇은 장기간 계획한 바에 의해 지속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반면 다른 몇몇은 매 년 심지어는 매 계절 삭제되었다가 다시 올려진 대상들이다. 처음 수집 당시 제목은 다르지만 내용적으로 결국 동일하다. 그리고 이런 경우의 상당수는 앞으로도 같은 과정이 반복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GTD 시스템에서 불필요한 사안으로 평가되어 결국 삭제 됨에도, 신기하게도 교묘하게 유령처럼 다시 등장한다. 사실 그런 반복적 대상을 처리할 별도의 대안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까지 수 많은 포스팅에서 언급한 것처럼 해당 사안을 다시 삭제하거나 실행해야 한다고 적는다면 오늘의 글을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좀더 다른 시각에서 나를 괴롭히는 친구들을 대할 필요가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업무가 아닌 일상의 개인적 일을 다루는 관리 시스템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사안들은 분명 나름의 의미가 있다. 업무적 측면에서 삭제와 재등장이 반복적되는 경우는 정말 불필요한 대상이니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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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동안 GTD 시스템 내에서 사라진 듯 하다가 어느새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떠들고 있는 대상 프로젝트를 이제 마주해야 할 떄가 되었는 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그 프로젝트가 아닌 의미를 외면했는 지 모른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분명한 하나의 이유는 나에게 시간이 넉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삶의 어느 순간 내게 주어진 시간이 넉넉하지 않음을 인식하게 된다. 나아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GTD 시스템을 통해 처리되지 못한 그런 사안의 존재를 마주해야 한다. 중요한 것일 수도 있고 소중한 것일 수도 있고 혹은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단순하게 부담스러워 회피한 사안일 수도 있다. 어떤 것을 선별하고 관리하라고 할 수는 없다. 이미 수 많은 관리의 과정과 시간을 거쳤음에도 여전히 유령처럼 시스템에 남겨져 있다면 그 가치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포기해야 한다. 지금까지 포기할 수 밖에 없음을 외면했던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이 아닌 악몽이 아닌 진짜 꿈에 대한 바램을 살릴 마지막 기회가 오늘 주어진 것이다. 다만 이런 일이라면.. 목표를 바라볼 필요는 없다. 이룰 수 있는 목표라면 이미 시작 되었고 결과에 이르렀을 것이다. 오직 목적만이 가치가 있을 뿐이다. 지난 온 길을 돌아볼 때 서 있는 자리로 이어진 발자국이 없다는 것이 악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