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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31일 목요일

새로움의 반복.. 문제는 앞이 아닌 뒤에 있다 ?

주변의 많은 이들도 어느새 다가 온 새해를 준비했고 혹은 느닷없이 닥친 새해 첫 날에 신년 계획 준비에 한창이다. 업무적인 또는 사업적인 경우라면 이런 계획으로서의 계획을 준비한다는 것은 이미 기계적으로 처리할 정도로 이골이 났음에도, 사람이라서 그런지 언제나 새로움이라는 그 신비로움이 주는 부담은 만만치 않다. 다만 계획은 계획일뿐이니 크게 마음을 쓰지는 않지만 주변에 눈이 적지 않다면 연말연시를 열심히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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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정성을 보다 순전히 개인적인 측면으로 관심을 가져보자면, 상황과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짧은 새해 첫 연휴에는 새로운 계획 보다는 이미 계획했던 일에 대한 평가에 집중하고자 한다. 내일부터 시작할 많은 새로운 일을 돌이켜 보면 상당수가 지난 올 해가 새로운 한 해였던 시절 계획했던 일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큰 일도 있고 작은 일도 있고, 어려운 일도 있고 쉬운 일도 있겠으나 결국 하지 않은 또는 하지 못한 많은 일의 대부분이고 그런 친구들이 다시 올 해의 시작, 지난 해의 시작에 새로움이란 꼬리표가 붙어 다시 목록에 올라와 있다. 한심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도대체 어떤 점이 이들을 이토록 오랫동안 새로움으로 가득하게 만들고 있는 지 궁금하지 않은가 ?

그 이유에 대한 고민은 각자의 몫이긴 하지만, 이러한 고민을 하기까지 우리는 수 많은 일들을 수 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에 걸쳐 계획이나 실행 목록에 올려 놓고 지내왔다는 사실에서 근거하여 볼 때, 이들에 대한 조치나 대응을 할 시점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는 것이다. 다만 계속 다음의 새로운 계획으로 이전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이유 이상의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거창하지만 현실적 실현 가능성이 지극히 낮은 장기적 계획일 수도 있고, 실제적 가치가 다른 일에 의해 자꾸만 뒤로 밀려 나갈 수 밖에 없는 사소하고 소박한 계획일 수도 있다. 하지만 GTD 시스템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이런 일의 크기나 가치 그리고 중요성은 동일하다. 결과는 한 일과 하지 않은 일 혹은 못한 일로 나뉠 뿐이다. GTD 시스템에서 성공과 실패는 실행 이후의 결과이며 GTD 시스템의 실제적 관리 사항이 아니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일들이 시스템에 계속 나타나고 있다면 분명 아군이 아닌 적군의 성향을 가진 대상이라고 봐도 무당하다.

새해를 몇 일 앞둔 연휴나 새해 연휴 동안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불확실한 앞으로의 일이 아닌 확실하게 지연되고 있는 지난 일을 정리하고-만약 지속해야 할 가치가 분명하다면-이를 실질적 실현 가능한 새로운 계획에 반영한다. 계획에 집중하는 것 보다 실행에 집중하는 것은 GTD 시스템의 운용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가장 중요하다면서 단순한 원칙이다. 예로 적어도 2년 이상 유사한 이름과 내용으로 반복되고 계획이나 그 계획의 일부라면 추진 가능성이나 집중할 수 있는 여력 나아가 실행 의지를 전제로 볼때 과감히 버려야 한다. 혹은 그 가운데 실행 가운데 사안만을 골라 내어야 한다. 그 마저도 아니라면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한다. 실행해야만 그 전체적 실행 가능성을 그나마 짐작이라도 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하는 건 미래의 불확실한 기대(혹은 실망)라고 하지만 좋든 그르든 결국 그 미래의 아직 오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지금 이 순간의 원흉은 어제 하고자 했으나 오늘 하지 않았고, 내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했으나 내일이 오늘이 되어 버리는 일들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알면서도 작은 기대를 가지고 뒤로 뒤로 넘기며 희망을 가진다. 누군가는 이를 게으름이라고 정의할 것이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때에는 지금 뒤를 돌아보면 아마도 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거기서 헤어날 수 있을 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최소한 내가 지금 늪에 빠진 것인지 혹은 길 위에 멈춰 있는 것인지는 알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