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D 시스템 구축과 운용 그리고 학습에 있어 용어적 측면에서 가장 혼란스러우며 불명확한 것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행위로서 일이나 불특정 대상으로서 일 그리고 목표로서 일이 같은 단어로 함께 사용되다보니 어렵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워낙 많이 사용되는 단어이다보니 GTD 시스템의 정신적, 기능적 개념과 구조를 설명함에 있어 자주 등장하게 된다. 영어 단어로 적자면 ‘things to do’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므로 GTD 시스템에 관련한 어떠한 사소한 관심이나 행위를 위해서도 일에 대한 나름의 명확한 기준을 잡아두는 것이 좋다.
내 개인적으로 일이란 우선 목적과 목표가 있으면서도 특정한 행위를 통해 좋은 싫은 어떤 결과를 판단할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모든 대상에 적용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의외로 헛점이 많은 기준이었다. 그래서 보다 간결하게 규정하기로 하고,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행위는 모두 일로 보기로 했다. 목적과 목표는 존재하고 인식할 수 있어야 하지만 불명확할 수도 있고, 그러므로 결과는 행위가 아닌 진행한 시간에 의해 결정된다고 규정했다. 이는 목적과 목표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했다. 즉, 실행과 진행 그리고 완료 과정이 지연되는 경우는 일로서 평가하기 어려운 순간이 오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적, 목표, 결과 그리고 시간의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에 대해 목적, 목표를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은 꽤나 피곤한 일이다. 결과 역시 중간에 얼마든지 내외부적 변화의 대상이라는 사실에서 기대한 결과를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결과를 평가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시간은 흐른다. 시간의 흐름에 대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면 일에 대한 다른 요소를 판단하고 평가하기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일의 주체가 자신이긴 하지만 일상적 삶을 구성하는 일에 대해 언급한 요소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 어떤 의미인지 굳이 부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즉 시간만 흘렀다고 무조건 일로 생각하고 GTD 시스템에서 관리될 수는 없다. 어느 주말, 오늘 하루 돌이켜 잠에서 깨어 자리에서 일어난 후, GTD 시스템의 관리 대상이었거나 대상이었어야 하는 일이 얼마인지 생각해 보자. 많은 일을 시간을 들여 진행 했지만 특별한 목적이나 특정한 목표가 없었던 경우도 많다. 목표는 달성했지만 목적이 없는 경우도 있다. 목적은 분명했지만 목표가 모호했을 수도 있다. 행위의 결과를 판단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시간은 흘렀다. 결국 오늘 하루는 아무런 의미 없는 시간 낭비였다고 자책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일 조차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 연관되어 있을 수 있고 또한 이후 다른 일에 연관될 수도 있다. 때문에 어떤 식으로 기억하고, 기록될 필요도 있다. 우리가 시간을 쏟은 일의 상당수가 나름의 의의를 부여할 수도 있다.
당연히 GTD 시스템이-개인에 한정 하더라도-모든 일을 관리하는 체계는 아니다. 프로젝트든 개별 일이든 GTD의 일은 업무적, 학업적 혹은 개인 보다는 가정이나 주변적 일 등이 관리 대상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일의 표기나 프로젝트에서 목적, 목표 혹은 결과가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함과 동시에 언급한 시간에 대한 평가도 주요하다. 일반적으로 OmniFocus에는 관리 항목의 시작과 완료 시점은 물론 수행 예상 시간에 대한 정보도 입력이 가능하다.
시간에 대해 강조하는 이유는 일의 처리에 있어 시간의 일정 수준 이상 걸리거나 혹은 예상 보다 지체되면 계획한 수준의 진행이 지연되거나 완료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는-가능하다면-기준 시간 단위로 일을 분해할 필요도 있다. GTD 시스템의 운용은 계획한 일의 기대한 결과가 목표이지 관리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