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8일 월요일

다시금, 일이란 무엇인가 ?

GTD 시스템 구축과 운용 그리고 학습에 있어 용어적 측면에서 가장 혼란스러우며 불명확한 것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행위로서 일이나 불특정 대상으로서 일 그리고 목표로서 일이 같은 단어로 함께 사용되다보니 어렵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워낙 많이 사용되는 단어이다보니 GTD 시스템의 정신적, 기능적 개념과 구조를 설명함에 있어 자주 등장하게 된다. 영어 단어로 적자면 ‘things to do’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므로 GTD 시스템에 관련한 어떠한 사소한 관심이나 행위를 위해서도 일에 대한 나름의 명확한 기준을 잡아두는 것이 좋다.

내 개인적으로 일이란 우선 목적과 목표가 있으면서도 특정한 행위를 통해 좋은 싫은 어떤 결과를 판단할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모든 대상에 적용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의외로 헛점이 많은 기준이었다. 그래서 보다 간결하게 규정하기로 하고,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행위는 모두 일로 보기로 했다. 목적과 목표는 존재하고 인식할 수 있어야 하지만 불명확할 수도 있고, 그러므로 결과는 행위가 아닌 진행한 시간에 의해 결정된다고 규정했다. 이는 목적과 목표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했다. 즉, 실행과 진행 그리고 완료 과정이 지연되는 경우는 일로서 평가하기 어려운 순간이 오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적, 목표, 결과 그리고 시간의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에 대해 목적, 목표를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은 꽤나 피곤한 일이다. 결과 역시 중간에 얼마든지 내외부적 변화의 대상이라는 사실에서 기대한 결과를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결과를 평가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시간은 흐른다. 시간의 흐름에 대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면 일에 대한 다른 요소를 판단하고 평가하기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일의 주체가 자신이긴 하지만 일상적 삶을 구성하는 일에 대해 언급한 요소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 어떤 의미인지 굳이 부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즉 시간만 흘렀다고 무조건 일로 생각하고 GTD 시스템에서 관리될 수는 없다. 어느 주말, 오늘 하루 돌이켜 잠에서 깨어 자리에서 일어난 후, GTD 시스템의 관리 대상이었거나 대상이었어야 하는 일이 얼마인지 생각해 보자. 많은 일을 시간을 들여 진행 했지만 특별한 목적이나 특정한 목표가 없었던 경우도 많다. 목표는 달성했지만 목적이 없는 경우도 있다. 목적은 분명했지만 목표가 모호했을 수도 있다. 행위의 결과를 판단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시간은 흘렀다. 결국 오늘 하루는 아무런 의미 없는 시간 낭비였다고 자책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일 조차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 연관되어 있을 수 있고 또한 이후 다른 일에 연관될 수도 있다. 때문에 어떤 식으로 기억하고, 기록될 필요도 있다. 우리가 시간을 쏟은 일의 상당수가 나름의 의의를 부여할 수도 있다.

당연히 GTD 시스템이-개인에 한정 하더라도-모든 일을 관리하는 체계는 아니다. 프로젝트든 개별 일이든 GTD의 일은 업무적, 학업적 혹은 개인 보다는 가정이나 주변적 일 등이 관리 대상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일의 표기나 프로젝트에서 목적, 목표 혹은 결과가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함과 동시에 언급한 시간에 대한 평가도 주요하다. 일반적으로 OmniFocus에는 관리 항목의 시작과 완료 시점은 물론 수행 예상 시간에 대한 정보도 입력이 가능하다.

시간에 대해 강조하는 이유는 일의 처리에 있어 시간의 일정 수준 이상 걸리거나 혹은 예상 보다 지체되면 계획한 수준의 진행이 지연되거나 완료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는-가능하다면-기준 시간 단위로 일을 분해할 필요도 있다. GTD 시스템의 운용은 계획한 일의 기대한 결과가 목표이지 관리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2025년 9월 7일 일요일

GTD 소프트웨어에 대한 탐구적 기대 포기

무언가 해결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 그리고 계속 나타나게 될 때 대개 일을 수행할 수 있거나 나아가 해결할 수 도구를 찾게 된다. 대상을 찾아야 하거나 혹은 궁금하다면 검색 엔진을 사용하는 것처럼. 심각하게는 자신에 관한 것 조차 기억하거나 혹은 인식하지 않고 검색하는 것이 일상인 경우도 많다. 자신의 속한 회사나 학교의 홈 페이지 접속을 위해 직접 URL로 입력하지 않고 포털 등 검색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안이 되었다. 문제 해결은 만족할만한 답변을 찾기까지의 검색과 적합한 도구에 대한 만족한 반응을 얻기까지 무한 반복의 과정이다. 그리고 대부분 만족의 결과에 대한 기대가 끝까지 지속될 지는 보장할 수 없다. 이러한 판단은 단순히 일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21세기 디지털 세대라면-의문의 가치 조차 없는-당연한 반응이다.

GTD를 비롯한 시간 관리 방식이나 업무 생산성 개선 방식은-비록 조직 단위에서 구성되더라도-한 개인의 의지와 습관에 의해 그 효용성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언급한 특정한 방식이나 어플리케이션 등의 도구에 의해 완전함을 갖기는 불가능하다. GTD가 제안된 이래 수 많은 소프트웨어와 온라인 서비스 그리고 물리적 도구가 등장했지만 완벽한 대안을 되지는 못했다. David Allen 조차 자신이 최선이라고 생각한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기 위해 수년 간 노력했지만 지금까지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며, GTD를 특정한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통제하기란 어렵다고 단언했다. 사실 나도 그런 이유로 차라리 내게 맞는 GTD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볼까 하는 생각 했었다. 물론 현실성을 떠나 실효성에 의문이 해소되지 않아 지금껏 제대로 시도해보지 못하고 있다.

GTD가 등장하던 시기 이후 우리 일상은 더 다양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때문에 어느 순간 완벽한 관리 체계가 구축되었다고 자부하더라도 일시적 성과에 지나지 않음을 수 없이 경험해 오고 있다. 내 경우에 한정되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차라리 오프라인 도구로 구성된 GTD 시스템이 더 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Tickler 폴더, 달력, 노트, Inbox 트레이 등은 일상의 도구로서 잘 구동되고 있다. OmniFocus를 그저 거드는 수준이다. OmniFocus는 누가 평가하더라도 현재 GTD 체계 적용 소프트웨어로서 비교할 대상이 없는 수준이지만, 오프라인의 GTD 체계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본다. 특히 관리 기능으로 보자면-OmniFocus 등의 소프트웨어 문제가 아니라-GTD 관리 체계의 특성 상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을 구축하기 힘들다. 사실 이런 사안은 오래전부터 다뤄졌기 떄문에 그리고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었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로 여기지 않게 되었고, 아마 해결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이유로 더 이상 아직 OmniFocus 4 업그레이드는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Things 3 역시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 두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관심이 이 정도이니 다른 GTD 지원 어플리케이션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 없는 상황이다. 사실 이 두 어플리케이션 외 더 이상 GTD 방식한 어플리케이션도 최근에 등장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잠시 앞서 검색의 예로 돌아가 보자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사실상 답)을 찾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바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그런 벽을 만나게 되면, 대개 어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게 된다. 하지만 놀랍게도 당황한 표정이나 행동은 주변에 파악하기 쉽지 않다. 그러니 주변에서 도움을 주기도 어렵다. 특히나 최근 젊은 친구는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떤 도움도 요청하지 않고 있다가 마감 즈음 확인 해보면 마치 불가항력이나 천재지변 당해 아무런 대응을 할 수 없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미 이런 현상은 세대 간 변화라 생각하고 이런 상황에 더 이상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게 되었다. 이렇듯 문제 해결에 대한 방안을 스스로 판단이나 고민 없이 답을 먼저 찾고자 하는 것은 GTD 시스템 운용의 주체를 자신이 아닌 GTD 소프트웨어에 두고서 어느 하나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살펴보기만 하는 것이 비슷하다고 생각되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