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6일 목요일

애플TV+, 슬로 호시스.. 별 볼일 없는 직장인의 고분분투

애플TV+의 슬로 호시스(Slow Horses) 시즌 2가 시작되었다. 그저 ‘게리 올드만’이 주연한다는 이유로 시즌 1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가 그 흥미로움에 빠쪄 며칠에 걸쳐 이어 보게 되었다. 이 드라마는 분명 첩보물 혹은 스릴러 드라마가 분명하지만, 내겐 ‘미생’과 같은 직장인 드라마로 보였다. 이른바 좋은(사명감도 있고 볼마도 느낄만한) 직장이지만 자신은 주류에 밀려나 곧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운명에 처해진 이가 주인공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업무에서 밀려났지만 직접 해고할 수 없으니 알아서 나가라고 한적한 골방에 몰아 넣었지만 여전히 골치거리다. 나락에 떨어진 직장인은 다시 제대로 된 업무에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질없는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자위하자면 골방에 밀려났다고 무능력하거나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작은 이유도 직장 내 경쟁에서는 심각한 결격 사유가 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주요한 정부기관이라면 더욱 그럴 수 있다. 일반 기업도 더 심하면 심하지 다르지 않다. 사람 모여 사는 곳은 다 똑같다. 그러나 상황에 따른 한 개인의 피해나 좌절은 서로 입장에서 비교할 수 없다. 이미 좌절을 겪은 이에게 별 일 아닌 실수도 심대한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결국 한 개인의 삶은 의지나 바램과 무관하게 상황에 휘둘리게 될 수 밖에 없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크게 주요하지 않았다. 밀려난 이들의 활약이 돈도 환경도 열악한 상황에서 뛰어야 얼마나 뛸 수 있겠나. 결국 남이 하지 못한 일을 완수했다고 하더라도 누구 하나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시즌 2는 시작할 리가 없다. 현실도 그렇다. 그저 자기 만족만이 오늘 삶을 살아가는 희망이 되고, 다시 삶은 같은 곳에서 같은 처지에서 이어진다.

그럼에도 이들이 강제로 내쳐지지 않는 것은 나름 의미와 가치가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이가 있는 덕분일 것이다. 이들의 수장에게서 그런 풍채가 그대로 느껴진다. 기관이나 기업에서 종종 만나는 얼굴이다. 오늘의 모든 것을 이룸에 혁혁한 공헌을 했지만 그 과실의 몫은 옆에서 눈치보고 아부하던 이의 차지이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에서는 그런 처지의 인재가 너무 많다. 그럼에도 조직이, 회사가 그리고 사회가 굴러가는 건 이들이 여전히 자신만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그 역할을 하고 있는 덕분이다.

시작할 때에는 웃음올 보게 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답답함이 가득하다. 첩보물이나 스릴러로서 핵심 사건이 얼마나 주요한 지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사건 사실 자체만으로는 매우 위중한 것이 분명하지만, 주인공들에겐 그저 하나의 사건이다. 운좋게 남들 보다 먼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했으니 열심히 다릴 수 밖에 없다. 솔직히 이들도 큰 기대를 하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그 댓가는 꽤나 심각하다. 정신적, 육체적 피해는 물론 심지어 삶과 바꿀 수 밖에 없기도 하다.

21세기 오늘, 아마도 이 땅은 단군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예전 같다면 이 정도 대내외적 여파라면 나라가 이미 망해도 수 없이 망했을 법 한데, 우리가 알 지 못하는 지난 시절 대한민국의 포텐셜이 엄청나게 커진 것이 사실인 것 같다. 근거 없이 선진국이라고 말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얼마나 견딜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최후 희망을 가지는 것은 슬로우 호시스에서 등장하면 찌질한 이들 같은 존재감 없는 이 땅의 많은 위대한 일상 덕분이 분명하다.

PS. 이런 드라마를 보고도 세상의 모순과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결국 자신도 그 몫의 일부를 감당하게 될 것이다.

2023년 1월 21일 토요일

주말, 연휴 그리고 휴가.. 그저 하나만 제대로~

계획의 실패나 지연은 상당한 무력감을 유발한다. 더하여 동일한 계획과 결론적으로 동일한 결과의 연속은 자괴감 마저 들게 한다. 특히 주말, 연휴, 직장인이라면 휴가, 학생이라면 방학 등 나름 긴 시간이 주어진다면-스스로 생각해도 과한-많은 계획을 수립하고 첫 날을 앞둔 날 큰 기대에 부풀어 눈을 감게 된다. GTD 수집함에 무언가 잔뜩 모여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긴 시간이라고 마지막을 앞둔 시점에는 대개 비슷한 상황에 놓인다. 또 이전과 변함이 없구나 싶다.

그러니 아무리 긴 여유가 주어진다고 한들 많은 계획을 세워야하는 부담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그저 작지만 일상에서 주요한 의미가 있을 수 있는(물론 의미가 없더라고 상관없다) 하나의 목표만 완수하기로 한다. 사실 그 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주말이나 연휴는 나의 시간이 아니라 가족과 세상의 시간일뿐이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일상에 바쁜 우리에게 그 동안 미룬 타인에 삶에 관여하라고 주어진 시간이다.

하나의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 지 고민한다면 이 글을 취지를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저 작은 일상의 목표이다. 아마 그 목표는 수 개월 혹은 수 년에 걸쳐 미뤄지고 있었는 지 있었을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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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설날을 맞이하여 많은 가족이 모일 집을 청소할 계획을 잡았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설날을 목표로 수 일 이나 수 주를 미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여유가 있을 지 의문이다. 말끔히 치워진 책상 앞에 앉을 자신을 기원한다.

2023년 1월 14일 토요일

GTD, 소박한 기대를 위한 작은 도구

GTD에 관한 주변에 이야기를 하면-일단 수긍하는 경우에 한정해서-무언가 자신의 삶이나 지금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업무 처리 방식 혹은 복잡한 삶의 구원자 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GTD는 그저 자신의 무언가를 해야 하는 사안을 했는 지 그리고 하지 않은 혹은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상기 시키는 도움 정보를 주는 말 그대로 아주 작은 일상의 도구일뿐이다. 다루는 일 조차 거대하고 복잡한 규모의 일도 아닌-그런 일이 모여지는 커다란 일의 주요한 부분일 수도 있지만-하나하나 일로 보자면 대개 한두 번의 행위가 규정할 수 있는 단순한 일이다.

그렇다도 GTD가 그러한 일을 다루는 용도는 아니다. 오히려 어렵고 복잡하고 그러한 단순하고 의미가 축소된-오직 실행 자체의 가능성을 높이는 목적의-일로 변환하는 용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 처리하고자 하는 일을 명확하게 파악하면 할 수록 세분화는 수월해진다. 그렇다고 일을 너무 세분화 시키면-일의 목적과 의미는 사라지고-그저 단순하게 처리해야 할만 늘어난다. 모든 업무 처리 방식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많은 일을 한 것 같지만 실제 진척은 거의 없는 이른바 관리 순간에 안도의 한숨만을 쉬게 할 뿐이다.

일의 진행이나 진척을 확인하기 위한 체계는 이른바 프로젝트 관리라고 할 수 있다. 하루 단위, 주 단위로 목표한 일의 진행 여부 그리고 진척 상황을 확인하고 대응하기 위한 용도이다. 업무 영역에서라면 시간 단위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경우도 많다. 항상 강조하면 GTD는 이러한 용도로 전혀 적합하지 않다. GTD는 일의 목록에서 그저 오늘 해야 할 일과 오늘 하지 않은 일이 어떤 것이 알려주는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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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GTD에 대한 오해를 하면 이어 설명하기가 꽤나 난감하다. 전혀 효용성 없는 단순한 일 처리 방식으로 전락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 이해되지 않은 이상한 일 처리 방식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GTD를 위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가에 대한 것으로, 대개 무언가 새로운 도구나 앱 등을 생각할 때 그저 일 처리에 대한 시각의 변화나 일일 폴더 정도라고 하면.. 실망스러운 표정을 보이기도 한다. 일상을 충격적으로 바꿀 새로운 도구의 등장에 기대를 저버린 듯 느낌에 오히려 내가 당황스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럼 나 역시 뜬금 없는 결론 아닌 결론으로 마무리한다. 내가 만나는 많은 이들, 특히 젊은 친구는 현재 삶에 비해 무언가 기대하는 바가 큰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나아가는 걸음이 큰 보폭이 아닌 잔걸음이면 눈에 차지 않나 싶다. 그런 마음에 GTD는 당장 적합하지 않은 분명하다. 마음과 도구의 준비가 너무 소박한 덕분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원래 우리 삶은 의외로 소박하다. 학교 일도, 직장의 일도, 그리고 집안 일도.. 나의 일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2022년 12월 5일 월요일

산더미 같은 업무 파고 속 GTD 시스템 #2

등산이나 달리기를 할때 가끔 신발 안 발에 무언가 이물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아픈 경우도 있지만 무시할만 하면 계속 오르거나 뛰게 된다. 하지만 무언가에 대한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멈추고 조치할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무시하게 된다. 혹은 특정 경로를 정해두고 도착하면 대응하기로 계획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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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쏟아지는 업무 가운데에서도 그런 경우가 많다. 별 일 아니지만-하고자 하면 어렵지 않게 대응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주요하지 않으니 계속 미루게 된다. 정작 시간이 나도 대응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산을 오르다 주저앉자 등산화를 풀어 바닥을 정리하고 다시 자세와 장비를 정비하는 것이 매우 귀찮다. 더욱이 오르막을 올려 한숨을 배뿌으며 허덕이는 상황에서 쉽지 않는 결정이다.

어렵고 긴 시간에 걸친 일을 함에 있어 자신의 정신적, 유체적 피곤함을 자극하는 건 대개 사소한-특히 업무적 시각에서 개인적인-일이다. 정말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할만한 일이 많다. 간단한 일이란 건 지금 진행하고 있는 거창한 일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지 일단 시작하면 사실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미루게 된다. 미루더라도 신경이 쓰이지만 별일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심함을 일관하고자 하지만 그럼에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 그 일을 시작하게 된다. 더 이상 얼굴 찌뿌리는 자신을 놔두기 힘들기 때문이다. 예상한 바대로 간단히 처리될 수 있다. 안도의 한숨이 쉬어지고 다시 일에 전념하고자 한다. 하지만 몸과 마음의 동력이 방금 전과 같지 않음을 알게 된다. 눈을 감고 몸을 젖치고.. 이게 뭔가라는 생각에 빠진다. 산더미 같은 일이 쏟아짐을 알고 있지만 몸을 움직이고 싶지 않다.

그러나 곧 일을 마친 부하 직원의 보고나 상대방의 요청 그리고 사장의 부름을 받게 되면서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업무 모드로 힘겹게 전환된다. 다시 일상은 반복된다.

GTD 시스템은 이런 하찮은 일을 소중하게 관리하는 시스템라고 본다. 일을 소중함이나 중요함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할 수 있으니 하라고 한다. 가끔씩 정말 대단한 시스템이라 여겨진다. 그리고 시스템을 닫는다. 결국 일상은 반복된다.

이야기 시작으로 되돌아가, 발 아래 거슬리던 작은 돌 조각을 버리고 신발을 다시 신을 때 그 해소감은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비교할 수 없는 안도감을 준다. 삶을 괴롭히는 건 큰 일이 아니라 작은 일이다. 그런 이유로 여전히 난 GTD 시스템을 신뢰하고 있다.

2022년 12월 1일 목요일

OmniFocus 3.14.3 업데이트

현재 OmniFocus 4의 베타 버전을 사용하는 가운데 OF 3.14의 업데이트가 진행되었다. 점점 iOS/iPadOS의 OF를 닮아가는 듯한 상황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최근 맥 사용 환경이 노트북 사용자 중심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대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이후 OF 3.X의 업데이트는 거의 버그 해결 수준에서 지속되지 않을까 싶은데, 지난 OF2 인터페이스 변화 이후 나름의 큰 변화가 어떤 식으로 등장할지 모르겠다. 사실 지난 OF3의 업데이트는 macOS 업데이트 못지 않게 특별하지 수준으로 진행되어 왔다. 때문에 점점 OF3 업데이트 자체가 둔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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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경향은 Things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OF나 Things나 새로운 기능이라고 소개된 사안의 대부분은 macOS 업데이트에 추가된 기능의 활용 수준이다. 이전에도 이런 상황에 대한 적었지만 GTD 시스템 플랫폼 소프트웨어의 기능적 범주가 한계에 다다른 것이 분명할 정도이다(뭐라도 작은 변화라는 면에서는 요즈음은 Things가 더 적극적이다).

OF의 등장으로 OmniGroup의 주력이 OmniOutliner에서 OF로 옮겨갔지만 이전의 감흥을 새롭게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일상의 일이 복잡해지는 요즈음에 OF3가 GTD 시스템을 위해 최선의 플랫폼을 유지할 수 있을 지 기대하기 쉽지 않다.

2022년 11월 19일 토요일

산더미 같은 업무 파고 속 GTD 시스템 #1

지난 두어 달 최근까지 내 삶에서 이렇게 바쁜 날이 있어나 싶을 정도로 정신 없었다(다만 다행스럽게도 바쁨과 급함의 차이로 볼때 전자라는 할 수 있다). 아마도 내 평생 지금까지 마우스 클릭한 수 보다 지난 한달 간 클릭한 수가 더 많았을 것이다. 더불어 여러 예기치 못한 이유로 일들이 내외부적 사정으로 겹치고 겹치고 겹친 지경이다. 그런 상황에 관련된 각 당사자는 저마다 가장 바쁘고 힘들다고 하소연이니, 여러 프로젝트 간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가능한 계획된 일정과 성과로 귀결 뒤도록 해야 하니.. 정말 피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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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 이상 하루 평균 수면 시간 한 손에 꼽을 수준이다. 간혹 깊은 잠에 빠져들면 알람 소리가 없다면 정해진 시간에 깨지 못했다. 게다가 예상했지만 집안의 큰 일까지 이어져 가족, 친지간에 대해-물론 드러내지는 않았지만-마음까지 편치 않은 심정이다.

이런 육체적, 정신적 그리고 시간적 궁지로 몰리다 보니 GTD 등 어떤 관리 시스템 조차 필요치 않다.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모든 상황에 머리 속에 들어 앉아 있는 상황에서 쉴새 없이 여러 일을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특별한 대응 기준이 없음에도 자연스럽게도-현실적 이유에 따라-실행과 관리의 우선 순위가 정해지게 되었다. 가족 문제는 자연스럽게 뒤로 밀렸다. 사실 가족 일이란게 경조사나 건강상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당장 큰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물론 듣기 싫은 잔소리기 이어지기는 하지만, 소 귀에 경 읽기가 되어 가고 있다. 앞으로 이런 상황이 최소 한달은 이어질 것이다.

덕분에 정확하지 않지만 지난 몇 주간 OmniFocus를 열어본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앞서 적은 것처럼 굳이 관리 체계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마치 몸이 현재 어떤 일을 해야하는 지 알고 있는 듯 했다. 사실 컴퓨터 앞에 앉아 맘 편히 웹 서핑할 여유 조차 없었다고 해도 과한 거짓은 아니다.

문제는 이런 생활이 지속되다 보니, 이른바 관리 체계에서 긴 시간을 두고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죄다 계획이 무의미할 수준으로 지연되고 있는 이른바 관리 부재의 상태로 들어가고 말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자면 그런 프로젝트를 처음 계획한 시점의 기대와 달리 현실적으로 결국 밀릴만한 일이 밀리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진정 관리하고자 하는 일이라면 이런 상황에서도 계획한 대로 실행과 진행 여부를 정기적 점검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삶에서 그런-개인적 측면의-관리 대상이 얼마나 될까 싶은 가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 중요하고 어렵다고 생각한 일이 다른 더 중요하고 어려운 일의 등장하면 우선 순위는 자연스럽게 밀리게 된다. 그러니 평소 고민했던 사안이 실상 고민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는 것은 한편으로 매우 긍정적이다.

돌이켜 볼때 이러한 일 대부분은 즉각적 실행으로 대응이 가능했다. 하지만 온갖 이유로 실행은 지연되고 그에 따른 고민과 후회를 가진 대상으로 관리 체계를 떠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보자면 갑작스런 일의 파고에 이런 일이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있다. 실행 되기도 하고 삭제 되기도 했다. 일단 실행하면 놀랍도록 단순한 일이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특히 사람과 직접 연결된 일이라면 더욱 그랬다. 괜한 마음으로 부담으로 지연되고 있던 일이 짧은 만남이나 통화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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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일의 파고 속에서 급하게 처리하는 과정에서-걱정하고 고민했던 만큼과 달리-단순하게 해결되고 진행되기도 했다. 많은 일이 나 자신의 역할 외 다른 주변 상황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결과는 실행하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인정하게 되었다. 이런 바쁜 상황이 아니었다면 그런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것이고 여전히 지연된 상태로 GTD의 지연 목록으로 머무르게 된다.

지난 한 달은 정말 일상의 여러 일에 대한 계획을 얼머나 스스로 신뢰할 수 있는 지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나 스스로 내 삶의 계획을 믿고 진행하기란 쉽지 않음을 인정한다.

2022년 8월 1일 월요일

하기 싫은 일, 못하는 일 그리고 할 수 없는 일

현재 GTD 시스템을 가득 채우고 있는 항목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것은 분명 수 개월에 걸쳐 계속 지연되고 있는 일들이다. 그리고 지연의 원인이 되는 일들은 아마도 할 수 없는 일, 혹은 하기 싫은 일 하지만 결국 못하는(못하고 있는) 일이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GTD 시스템에서 지속적으로(장기간에 걸쳐) 미뤄지고 있는 일들은 대개 할 수 있지만(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연기되고 있는 일이라 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자면 이런 일들은 하기 싫은 일이나 못하는 일 즉 할 수 없는 일이랑 다를 바 없다. 즉 원인은 다르더라도 결과는 동일하다.

이러한 이유로 GTD 시스템을 신뢰성을 회복하고 실제적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일들이 실제적으로 정말 할 수 있는 일인지를 냉정하게 평가해야만 한다. 앞서 말했듯 할 수 있는 일임에도 하고 있지 않고나 하기 싫거나 혹은 어떤 이유로든 못하고 있는 일이라면 결국 할 수 없을 일이다. 그런 일이라면 차라리 관리 시스템메서 삭제하는 것이 GTD 스타일 다운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대상이 있다면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기약없이 머물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GTD 시스템의 관리 대상이라면-운용자에 따라 다르겠지만-대략 1년 정도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그 이상이라면 GTD 시스템에서 관리되기는 어려운, 즉 일이라기 보다는 바램과 꿈의 대상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그런 결정이 쉽지 않다. 분명 버리거나 내려놓는 모든 일에는 크든 작든 미련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즉 할 수 없고, 하기 싫고 그리고 못할 것 같지만 혹시나 쉽게 할 수 있는 계기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 내지는 바램으로 생명이 연장되고 있는 것이다.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GTD 시스템에서 관리되어야만 한다는 당위성을 찾고 있을 지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그 일을 실행해보기 바란다. 그러면 너무나도 쉽게 그 실행 여부 그리고 실행 의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 결과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미 다 알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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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D 시스템의-일반적으로 주간 단위의-관리 단계는 시스템에서 향후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는 이러한 항목을 제거하는 것이 주요하다. 주간 단위든 월간 단위든 스스로의 능력과 의지에 대한 솔직한 평가가 있다면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고, GTD 시스템은 실질적인 일 그리고 삶의 관리 도구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일말의 필요성이 있는 일이라면 어쩌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런 일이라면 쉼 없이 수집함으로-때마다 다른 모습과 표현으로-들어오게 될 것이 분명하다.

2022년 7월 23일 토요일

시간 부족, 혹은 일상의 혼란 ?

아마도 살면서 일상에서 가장 많이 생각하고 또 가장 많이 내뱉은 말이기도 하다. 또한 서로 간의 삶에서 가장 의미없지만 강력한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상당 부분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무섭기도 하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 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주변에서 나 보다 어린 후배나 지인들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 한창 일하고 가족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시기였는데 안타깝게도 예기치 못한 운명과 마주했다. 그런 상황에 놓이면 대개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를 알게 된다. 물론 실제 남은 시간은 알고 있는 것에 비해 훨씬 짧다는 것 역시 모르지 않는다. 몇 명을 떠나 보내고 난 후, 만일 내게 그런 시간이 주어졌다면 난 과연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언제나 자문한다.

최근 갑작스럽게 다시 코로나-19가 유행이다. 잠시 찾은 여유에 부린 만용의 댓가는 수치적으로 명확한 듯 하다. 더욱이 관리 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되다보니 확산은 불본듯 뻔한 것 같다. 만일 자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 되었거나 혹은 가족이 확진되어 자체적 (놀랍게도 지금은 강제가 아니다) 감금 상태에 있다면, 주어진 시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다만 짧게는 3일은 길게는 10일이라니, 누군가는 휴가라고 하고 또 다른 이는 고통의 시간이라고도 한다. 그러한 상황을 떠나 자신에게 온전히 일주일 시간이-느닷없이-주어졌다면 과연 그 시간을, 앞서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 그 상황에 대응되는 시간으로 활용하거나 혹은 누릴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아마 시간이 부족한 것이 언제나 불만인 자신에게-예정되었던 휴가나 휴일이 아닌-긴 혹은 짧지 않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것에 비해 정작 시도할 수 있는 혹은 시도해보고자 하는 일을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자신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주어진 시간이다 보니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항상 기회를 생각하지만 그런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제대로 시간이 주어졌을 때 뭘 해야 할 지 사전에 정리하거나 계획해 두지 않은 탓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정적 그리고 현실적 이유로 생각해보자면, 기회가 주어졌을 때 하고자 했던 그리고 하고 싶어 했던 일들이 정작 기대한 만큼 주요하거나 가치가 있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즉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고 싶은 내지는 해야 할 일이야 생각했던 일이 과연 그런 일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어럽게 주어진 시간을 허무하게 선택과 고민만 반복하다가 흘러 보내던가 심지어는 무력감에 빠지게 될 위험이 있다.

앞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되는 순간에 대해 적었다. 안타깝지만 시간의 문제일 뿐 많은 이들에게 그런 경우가 다가오게 될 것이다. 새로운 계획이든 이미 오래전 생각하다가 미련이 가득한 계획이든 진정의 가치와 순위를 생각할 시간이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든..

2022년 7월 18일 월요일

OmniFocus 3.13.4 업데이트

이전 3.12가 업데이트 된 이후 거의 9개월만에 OmniFocus 3.13이 업데이트 되었다. OF 3.13에서는 Omni-Automation 환경에서 애플의 Voice Control을 사용하여 OF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되었다. 사실 이런 기능이 없다고 OF 운용에 불편함이 있었던 건 아니니 특별히 반길만한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실 아직 애플의 음성 명령 인식 지원 목록에 한국어가 없다. 그리고 OF의 특성화 진행한다면 영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내 영어 발음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생각 보다는 OF 반응이 원할하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아이폰 같은 경우라면 몰라도 데스크탑이든 노트북이든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음성 명령으로 처리해야 할 상황이 실제 얼마나 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한편으로 아이폰이나 맥에서 Siri를 비롯한 음성 명령 관련 기능의 이용이 많다면 나름의 생산성 개선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보지만, 어차피 모든 기능을 음성으로 완전히 처리할 수 있는 시절이 오기까지는 그저 작은 관심의 대상 정도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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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기능 개선 사안 여기 Omni Automation과 관련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macOS 버전과 iOS(iPadOS) 등 운용 플랫폼과 무관하게 동일한 구조의 자동화 기능 처리가 추가되고 있는 듯 하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그 운용의 효용성을 찾지 못해 크게 관심이 없다. 반면 과연 어떤 예상하지 못한 기능이 만들어 질 수 있을 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2022년 5월 27일 금요일

Mac 기반 GTD 프로그램 현황 2022

GTD이 소개된 지 20년 정도 지난 탓인지 관심이 예전만 못한 것 같다. GTD 시스템 외에도 여러 시간 관리 기법이나 자기 계발 이론들이 넘쳐난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복잡한 현실에 비춰 명확하게 적용이 어려운 점도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이론은 쉽지만 적용이 만만치 않다. 때문에 쉽게 시작했다면 역시 쉽게 포기하는 경우도-주변의 사례로 보아-많은 것 같다.

특히 소프트웨어 기반의 GTD 운용은 그 기능적 단순함의 한계로 인해 상당 기간 기능의 추가나 확장이 답보 상태에 머물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지속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예로 GTD 시스템 용도의 스마트 폰 앱을 보면, 어떤 앱을 구성과 인터페이스가 유사하고,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일단 컴퓨터 시스템, 맥 환경에서 운용되고 있는 GTD 지원 어플리케이션의 현황을 정리해보았다. 몇몇은 여전히 선두에서 경쟁하고 있는 반면, 일부는 개발이 중단되었거나 현실적으로 업데이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 최근 등장한 제품의 경우는 일반적 GTD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협업 관리 등에 더 관심을 두는 경향도 보인다.

선두권

  • OmniFocus(Omnigroup)
  • Things(Culturedcode)

OmniFocus와 Things, 두 프로그램은 비교되는 선명한 특징으로 구분되다보니 GTD 시스템으로서 어느 것이 우위에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예전에는 Things에 비해 단연 OmniFocus가 우위에 있었지만, Things에서도 나름의 계층 구조가 지원되면서 선택의 더 어렵게 되었다. 오히려 OmnFocus가 업데이트에 비해 실제적 활용성은 다소 정체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특히 OmniFocus가 최신 macOS의 새로운 기능 우선 지원에 따라 구버전 macOS에서 OmniFocus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에, Things는 상대적으로 구버전 macOS 지원이 상당히 넓은 편이기 때문에 성능 차이가 많은 시스템은 쓰는 경우 선택의 여지가 없다.

추격권

  • Pagico(NOTES 17)
  • Firetask(Gerald Aquila)

최근 가장 활발한 업데이트를 보여주고 있는 Pagico는 기능적인 면에서 다른 경쟁 제품에 비해 우위에 있다. 다만 기능이 너무 많다보니 GTD 시스템으로 범위를 넘어 모든 기능을 활용하기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특히 SetApp 번들에 포함되어 있어 비용적 측면에서 상당히 효용성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FIretask는 상당한 기대를 가질듯 한 분위기로 등장했지만, 예상 보다 제한된 기능으로 실망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버전에서는 선두권 프로그램이나 Pagico에 근접하게 접근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GTD 시스템에 집중된 측면에서라면 Pagico에 비해 가볍고 빠르다.

탈락권

  • The Hit List(Karelia)
  • Inbox(Midnightbeep)

한때 OmniFocus, Things와 함께 Mac을 위한 3대 GTD 프로그램으로 손꼽히던 The Hit Lists는-아직 판매는 되고 있지만-추가 개발이 중단된 듯 수년간 업데이트가 없다. 다만 기본 기능이 탄탄하게 만들어졌고, 최신 운영체제에서도 지원이 되기 때문에 GTD 시스템으로 사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Inbox의 경우는 더 심해서 버전 2.0의 출시를 예고한 지 거의 10년은 지나지 않았나 싶은데 상황은 여전하다. 개발사에서는 다른 앱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사업은 지속하고 있는 것 같지만 The Hit List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Inbox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는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