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4일 토요일

GTD, 소박한 기대를 위한 작은 도구

GTD에 관한 주변에 이야기를 하면-일단 수긍하는 경우에 한정해서-무언가 자신의 삶이나 지금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업무 처리 방식 혹은 복잡한 삶의 구원자 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GTD는 그저 자신의 무언가를 해야 하는 사안을 했는 지 그리고 하지 않은 혹은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상기 시키는 도움 정보를 주는 말 그대로 아주 작은 일상의 도구일뿐이다. 다루는 일 조차 거대하고 복잡한 규모의 일도 아닌-그런 일이 모여지는 커다란 일의 주요한 부분일 수도 있지만-하나하나 일로 보자면 대개 한두 번의 행위가 규정할 수 있는 단순한 일이다.

그렇다도 GTD가 그러한 일을 다루는 용도는 아니다. 오히려 어렵고 복잡하고 그러한 단순하고 의미가 축소된-오직 실행 자체의 가능성을 높이는 목적의-일로 변환하는 용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 처리하고자 하는 일을 명확하게 파악하면 할 수록 세분화는 수월해진다. 그렇다고 일을 너무 세분화 시키면-일의 목적과 의미는 사라지고-그저 단순하게 처리해야 할만 늘어난다. 모든 업무 처리 방식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많은 일을 한 것 같지만 실제 진척은 거의 없는 이른바 관리 순간에 안도의 한숨만을 쉬게 할 뿐이다.

일의 진행이나 진척을 확인하기 위한 체계는 이른바 프로젝트 관리라고 할 수 있다. 하루 단위, 주 단위로 목표한 일의 진행 여부 그리고 진척 상황을 확인하고 대응하기 위한 용도이다. 업무 영역에서라면 시간 단위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경우도 많다. 항상 강조하면 GTD는 이러한 용도로 전혀 적합하지 않다. GTD는 일의 목록에서 그저 오늘 해야 할 일과 오늘 하지 않은 일이 어떤 것이 알려주는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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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GTD에 대한 오해를 하면 이어 설명하기가 꽤나 난감하다. 전혀 효용성 없는 단순한 일 처리 방식으로 전락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 이해되지 않은 이상한 일 처리 방식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GTD를 위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가에 대한 것으로, 대개 무언가 새로운 도구나 앱 등을 생각할 때 그저 일 처리에 대한 시각의 변화나 일일 폴더 정도라고 하면.. 실망스러운 표정을 보이기도 한다. 일상을 충격적으로 바꿀 새로운 도구의 등장에 기대를 저버린 듯 느낌에 오히려 내가 당황스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럼 나 역시 뜬금 없는 결론 아닌 결론으로 마무리한다. 내가 만나는 많은 이들, 특히 젊은 친구는 현재 삶에 비해 무언가 기대하는 바가 큰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나아가는 걸음이 큰 보폭이 아닌 잔걸음이면 눈에 차지 않나 싶다. 그런 마음에 GTD는 당장 적합하지 않은 분명하다. 마음과 도구의 준비가 너무 소박한 덕분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원래 우리 삶은 의외로 소박하다. 학교 일도, 직장의 일도, 그리고 집안 일도.. 나의 일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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