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5일 월요일

일의 상대적 생산성 ?

지난 두어 달은 최근 들어 가장 바쁜 나날이었다. 마침 연말이 다가오니 그렇기도 하겠지만 계획한 프로젝트의 내용이 예상보다 더욱 복잡해짐에 따라 정신적 여유를 찾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예전과 달리 육체적 활동에 따른 여파의 범위가 상당하다. 일단 다행히 한 고비, 두 고비 여러 내외부적 사안들이 정리되긴 했지만 남은 사안들은 그 나름대로 또 복잡하다.

특히 일에 사람이 관여되지 않을 수 없다 보니, 그런 일 외적(정량적으로 계획하지 못하) 요소들이 프로젝트 진행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고, 그런 문제들이 예상한 범위 내에 있기도 하지만 또한 전혀 예상치 못한 일로 전체 계획을 마구 흔들기도 했다.

계획이란 것이 계획대로 안된고, 기대란 것 역시 기대한 대로 안되는 것이 정상이라는 점에서 모든 사안의 발생 자체는 결국은 예상한 바이긴 하지만, 나도 사람이라 불길한 예상이 발생하는 것에는 정말 객관적으로 합리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의외로 일을 하거나 혹은 위임한 일의 진행을 보게 되면 정작 해야 하는 일의 진척이나 성과, 이른바 생산성 확보는 기대한 바가 최고치일 수 밖에 없다. 반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며 또한 쓸데 없는 짓이라 생각되는 일의 생산성은 상상을 초월한 수준이다. 만일 해야 할 일과 쓸데 없는 짓이 같은 내용이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간절하기도 했다.

결국 하기 싫은 일을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생산성을 기대한다는 것은 장기적이며 결과적으로-비록 정량성 성과는 달성되었다 하더라도-의미없는 희망이다. 사실일 지 모르는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늘 기대를 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계획 자체의 수립이 불가능하다.

다행히 쓸데 없는 짓이-타인에게는 효용성이 없지만-자신에게나마 나름의 의미가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최악은 당사자 스스로 쓸데 없는 짓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경우이다. 물론 타인의 질책에 대한 외부적 변명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진실되게 쓸데 없는 짓도 있다. 부디 담에는 쓸데 없는 짓에서 의미를 찾기를 바랄 뿐이다. 내 편견일 지 모르지만, 젊고 의욕이 넘치는 이의 경우가 적지 않아 더욱 우려된다.

다행히 내가 만들지도 소유하지도 그리고 딱히 애정 없는 회사이니, 소나기 피할 정도로 손실 발생의 범위를 최소화하는 대응으로 마무리하지만, 그리고 다음에는 그러지 않으면 좋겠다고 접어두지만 언제나 불길한 예상은 온전히 그대로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그럼에도 당사자는 영원히 인식하지 못하며, 인식 시키고자 하는 시도도 역시 역효과로 끝난다.

그래도 난 그 쓸데없는 짓이 한 개인에게 있어 무의미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의미를 찾기 바라며 더불어 찾을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범위 내에서 지원한다. 오늘도 지금도 쓸데 없는 짓이라 핀잔을 들으면서 숨어서 눈치보며 실행하는 많은 일들이 안전하게 그리고 기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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