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수업을 앞두고 정말 고민스럽다.
학생들 눈을 제대로 바라 보며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싶다.
지금 껏 나 같은 기성세대는 일상에 힘겨워 하는 젊은 친구들의 나약함을 일갈했다.
암울한 세상의 공포와 슬픔이란 것이 뭔지 모르면서 이토록 풍요롭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에 태어난 축복에 감사하지 못하고,
뭐가 힘들고 뭐가 어려워 그렇게 심술과 투정으로 가득한 지 꾸짖으며 한심한 비웃음을 날렸다.
나약하고 미약하고 철 없는 어린애라고 혀를 차곤 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우월한 자만이 하루 아침에 무너졌다.
우린 다음 세대에게 제대로 된 일상 조차 물려주지 못했다.
그 시절의 불안과 공포 그리고 분노 마저 그대로 이어지고 있었지만 마치 존재하지 않는 마냥 어린 타인의 힘겨움에 자위했다.
정말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하다.
우린 여전히 정말 못난 어른이었다.
젊은 날 돌 몇 개 던졌다고 할 일 다한 양 어깨에 힘준 모습이 얼마나 한심스러운 지 부끄럽다.
어린 이들의 눈에 비친 내 얼굴이 화면 가득했던 미친 반역자 집단의 얼굴과 다르지 않게 비춰질까 두렵다.
눈에 맺힌 슬픔으로 목이 메인다.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12월 3일은 어떻게 기억되고 어떻게 전해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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