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23일 수요일

OmniFocus 2 유감

어느덧 OmniFocus 2(OF2)를 사용해오고 있는 지가 1년을 훌쩍 넘은 지 오래다. 하지만 여전히 내 맥북프로에는 OmniFocus(OF)가 그대로 설치되어 있고 사용 빈도는 두 프로그램이 거의 비슷하거나 OF가 더 높은 편이다. OF2 베타가 공개되고 정식 버전이 출시 된 기간으로 상당함에도(물론 그 사이 OS X 10.9와 iOS7의 공개에 따라 OmniGroup 개발 계획이 오락가락한 적도 있지만) OF2는 예전 OF 만큼 내 GTD 스타일에 큰 역량을 발휘해 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OF2 탓만은 아니겠지만 나의 답답함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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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제공 기능 면에서 OF와 OF2의 큰 차이는 없다. 화면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도 바뀌기는 했지만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사실 GTD 도구로서 OF가 기능에 뭔가 특별한 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한 욕심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므로 사용에 큰 문제나 불만을 제기할만한 사안을 없다. 그럼에도 OF2에 느끼는 가장 아쉬운 점은 반응 속도 문제이다. OF에 비하여 개별 항목은 물론 프로젝트나 전체 리스트를 가지고 작업할 때 손에 느껴지는 반응 속도는 답답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 이것인 나의 2010년 맥북프로의 성능 탓일 수도 있겠지만 OF를 포함한 다른 GTD 프로그램의 반응과 비교해 볼 때 차이가 확연하는 것이다.

화면이나 인터페이스의 변화도 아직까지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OF에 있던 화면 디자인 구성 기능이 아직 제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커스터마이징할 여지조차 없다. 그런 상황에서 iOS 기반 OmniFocus가 유사한 이미지는 Mac OS X 환경의 다른 어플리케이션들과 함께 사용할 때 느껴지는 어색함이 여전하다. 특히 새로운(?) Forecast 기능도 기대한 것 만큼 큰 효용성이 없는 것 같다. 다만 사라졌던 Mac OS X의 캘린더와의 연동 기능이 다시 부활했다는 측면에서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활용 면에서 굳이 Standard와 Professional 버전으로 구분한 효과가 과연 어떨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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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하지 않게 OF2에 대한 불만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OmniGroup의 OF에 대한 지원이 계속될 이유는 없는 상황에서 굳이 OF와 비교한 이런 넋두리 조차 별 의미는 없을 것이다. 이제 시각을 약간 달리하여 OF2를 바라보는 관점을 다시금 정리해 보고자 했다. 상당한 주관적인 나의 GTD 스타일을 생각하지 않고 OF2가 제공하는 일반적인 기능면에서 위 문제를 생각해보았다. OF2(혹은 이전 OF)가 제공하는 기능을 단순하게 업무 목록 및 일정 관리 더 나아가서는 라이프 스타일 관리라는 측면에서 보자만 충분히 만족할 만하며 훌륭하다고 평가된다. 굳이 GTD라는 범주에서 OF2를 바라보지 않는다면 경쟁 제품에 비해 단연 돋보인다. 아래 리스트는 OmniGroup의 OF2 소개 영상에서 나온 사항들이다.

  • the big things, the little things
  • the everyday things, the once in a lifetime thing
  • the things have to do, love to do
  • big projects, little plans
  • long term goals, daily reminders

전체적이며 큰 규모의 일들과 작고 소소한 일들을 비교하면서 OF2의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들 자체는 분명 GTD 스타일 구현에 충분하다. 하지만 OF2을 Outlolok이나 Entourage와 같은 프로그램과 비교하자면 또 이야기는 달라지게 된다. 업무 관리 면에서 통합(?) 기능을 제공하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규모에 OF2를 비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하여 Merlin이나 OmniPlan 더 나아가 Microsoft Project와 비교하게되면 더욱 한계와 차이는 확연 해진다. 결국 OF2의 GTD의 범주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오히려 더 곤란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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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GTD나 Mac에 관심을 가진 이들 중 상당수가 OF2의 등장에 기대한 바가 클 것이다(물론 나 역시 마찬가지이고).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곰곰히 생각해보면 GTD 환경의 구축에서는 Outlook이나 Microsoft Project처럼 많은 기능과 심오한 체계가 필요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어느 새 우리는 OF2와 같은 프로그램들을 마치 그러한 프로그램처럼 바라보고 기대하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본의 아니게 GTD’의 가장 큰 지뢰밭인 관리를 위한 관리’의 단계로 빠져들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당연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언제나처럼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세삼스럽게 GTD가 과연 내 인생을 얼마나 바꿔 놓았는지 그리고 바꿔 놓고 있는지는 사실 알 수 없으며 확인할 방법도 없다.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보다 해보는 것인 분명 나은 것이라는 근거없는 믿음을 가지고 지금까지 GTD 스타일에 몸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 의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언제 기본의 자세와 생각으로 다시금 지금의 상황을 돌이켜 보는 여유가 언제나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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