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10일 토요일

과연 K-프로젝트는 태어날 수 있을까 ?

내 삶에서 일정 관리, 업무 관리, 혹은 프로젝트 관리는 삶의 걸림돌을 해결하는 방안이라 생각했고, 그러한 해결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구현된 어플리케이션이 답이라 생각했던 시절이 꽤나 길었다. 지금 기억으로도 Apple Desktop, Multiplan. Think Tank, MS Project 등 셀 수 없는 어플리케이션들을 사용하면서 나름의 답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솔직히 제대로 된 결과로 이어지진 못했다.

영어 표현의 문제도 있었고, 제한된 텍스트 화면의 한계 때문이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업무 관리나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제대로 된 개념이나 이론 그리고 경험도 없었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 시절을 지나 학교에서도, 학윈 과정에서도, 회사에서도 그러한 고민은 해결되지 않았다. 8-비트 컴퓨터에서도 64-비트 컴퓨터로 바뀐 세상에서도 삶이나 업무의 만족스러운 관리를 제공해주는 어플리케이션을 꼽으라면 선뜻 생각하기 어렵다.

그 오랜 시행착오의 결론을 한 마디로 적자면, 정말 Microsoft든 SAP든 어떤 소프트웨어 기반의 프로젝트 관리는 정말 한국인 혹은 한국식 업무에는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고민은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도대체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이나 기관이 있다면 세계 어디라도 달려가서 보고 싶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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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프로젝트,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자문을 위해 도입 측과 공급 측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정말 답이 없는 것 같다. 도입 측은 표준 규정과 예외 사안의 비중이 거의 같은 수준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원한다. 그리고 공급측은 일명 전문가란 탈을 쓴 사기꾼 수준이다. 상대방이 원하는 세상의 모든 것을 구현할 수 있다.

과연 원하는 기능으로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을까. 프로젝트 관리 프로젝트를 관리해야 프로젝트를 하다니.. 한편으로는 매우 흥미롭다. 정말 K-프로젝트가 태어날 수 있을까 ?

그렇다면 한국인에게 맞는 프로젝트 관리의 방식이란 무엇일까? 가장 일반적인 상황은 일이 많다는 것이다. 대개 한두 개의 프로젝트에 발을 걸치는 경우는 일상이며, 규모가 작거나 인원이 적다면 문어발 수준이 된다. 게다가 평소의 직급이나 직책으로서의 일은 여전하다. 그렇다보니 MS Project와 같은 관리 체계에서 자원이 대상으로 인원의 배치나 할당 시간이 현실적으로 무의미해지게 되고, 그 결과의 예측치는 그저 그래프 출력을 위한 값 이상의 가치는 없다고 여긴다.

더욱이 프로젝트 간의 이동이 잦다. 그나마 이동이 없더라도 서류상 무관한 프로젝트에도 유령 지원자들이 꽤 많이 활동하기도 한다. 좋은 점일 수도 있지만, 프로젝트의 예측 관리 측면에서는 이러한 사항을 염두에 두어야 할지 말지가 고민일 경우도 있다.

물론 규정 업무 시간에 따라 관리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관리가 더욱 곤란한데 인원을 채용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를 어쩔 수 없는 현실적 사정을 빌미로 이리저리 돌려막기를 하니, 그러한 상황을 현재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에서 구현하기란 불가능하지 않나 싶다.

그 외 수 많은 한국스러운 프로젝트 관리의 방식이 과연이 새로운 프로젝트 관리 체계에 녹아 들 수 있을까? 솔직히 이게 구현되면 노벨상 수상감이라고 농담삼아 이야기한다.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프로젝트, 다시 그 프로젝트를 위한 프로젝트 관리.. 한편으로는 매우 암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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