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25일 일요일

GTD의 업무 계층화,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오해

GTD 시스템 운용이 쉽지 않거나 나름 제대로 된 운용을 하고 있다고 싶지만 뭔가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 한번 쯤 뒤돌아 보아야 할 것이, GTD 시스템의 프로젝트 관리에 관한 사항이 아닐까 싶다.

OmniFocus(이하 OF)와 Things(혹은 Microsoft To Do, 이전 Wunderlist)의 GTD 구현 과정의 가장 큰 기능적 차이는-이른바 프로젝트로 불리는-업무 간의 계층적 구조에 대한 처리에 있다. 일단 기능적인 측면에서 OF는 Things에 비해 높은 혹은 복잡한 수준의 계층 구조를 지원한다. Things 역시 계층화 구조 구현에 대한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용하여 상당 부분 계층적 구조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개선되었다. 그럼에도 반드시 기능적 구조에서 Things의 OF의 계층화 구조 프로젝트 관리에 대응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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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러한 기능적 차이가 GTD 시스템의 기술적 우위를 가르는 일방적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이전 여러 포스팅에서 이런 내용을 적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은 기능의 존재과 구조에 따른 비교이다 보다 OF가 Things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도 없다.

문제는 OF를 사용하든 혹은 Things를 사용하든 프로젝트 혹은 복잡한 계층화 구조의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지 못한다면 GTD 시스템 운용의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업무를 계층화된 구조로 구성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상위에 있는 항목이 하위에 대해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거나 혹은 관리 우선 순위에서 높은 곳에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GTD의 가장 근본적 개념이 이러한 구조로 부터 벗어나 현실적으로 현재 실행 가능한 일을 수행하는 방식을 제공한다는 사실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상세한 구성 및 관리에 지나친 집중을 하게 되면 GTD의 기능적 운용 범위를 초과하게 될 수 있다. 즉 GTD 시스템을 넘어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으로 진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선 GTD의 개념적 측면 이전 계층화 구조의 업무 체계 즉 프로젝트 관리의 가장 큰 문제점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 그것은 일의 시급성이나 중요도에 비해 전체적 구조에 묻혀 기대한 만큼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개별 업무에 마감일, 중요도 혹은 플래그 등을 지정하여 운용하지만, 그 대상이 적지 않은 경우에 이 정도 수준의 관리 요소로서는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용어 비교 측면에서의 혼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전통적인 프로젝트 관리 체계와 GTD의 업무 요소의 관리 기능에서의 프로젝트가 동일한 용어를 사용함에 따라 시간이 지나 GTD 시스템의 관리 요소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게 되면 이도저도 아닌 관리 방식이 되어 버릴 수 있다. GTD 시스템의 관리 범위가 넓은 경우라면 다들 비슷한 체험을 했으리라 예상된다.

물론 Things와 같은 다소 제한적 구조의 GTD 시스템에 느끼는 상대적인 답답함은 부정할 수 없다. 나 역시 OF의 선택에서 그런 이유가 가장 크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프로젝트 관리의 문제 역시 Things에 비해 OF를 운용할 때 더 심각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문제로 부터 벗어나 좀더 여유롭게 프로젝트 관리를 하기 위해선 OF 프로젝트 관리 기능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자신만의 관리 기준을 정할 필요도 있다. 예로 프로젝트와 세부 프로젝트의 그룹 설정을 너무 순차적 내용으로 규정하려고 애를 쓸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사실 아직 일어나질 않은 일들의 관련성을 순차적으로 배치한다는 자체가 무리일 수 밖에 없고, 명확한 표현으로 구분되고 배열된 경우 수정이나 재배치가 상대적으로 힘들 수 있다. 계획은 언제나 계획일 뿐이라는 점에서 여유를 두는 것도 좋다. 일이 아닌 일의 관리 자체를 너무 완벽하게 작품처럼 꾸미는 것은-모든 경우는 아니겠지만-불필요할 수도 있다. 실제로 세부 계획이 명확하다고 수립된 프로젝트 조차 계획이 변경되는 것이 일상인 현실에서, GTD 시스템에서 아직 불분명한 사실들을 가지고 명확한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관리하기란 정말 어렵다.

또한 앞선 자심 언급한 바와 같이 계층화된 프로젝트에서 계층화는 일의 우선 순위에 따라 구성되고 배열될 뿐이지 일의 가치나 중요도에 따라 배치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역시나 대부분의 일이 아직 실현 전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안다고 할지라도 실행이 요구되기 전이나 혹은 실행이 불필요한 상태에서도 실행할 수는 없다. 때문에 계층화 구성에서 의도한 가치에 따른 평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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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계층화를 위한 요소를 너무 남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여러 세부 프로젝트로, 또 각 세부 프로젝트의 내부는 또 다른 세부 요소로 구분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일일이 점검해야 할 대상으로 수집하거나 입력할 필요는 없다. OF의 프로젝트는 실행하고 기대한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적 방식이지 프로젝트 자체를 우아하게 관리하는 위한 방식을 운용해서는 안되며 실제 그러한 기능을 제공하지도 않는다. 그런 점에서 OF에 만족하지 못하고 점점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찾거나 관심을 보이게 되는 자신을 돌아 볼 수 있게 된다면 이러한 측면에서의 우려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Project와 같이 대규모 프로젝트 관리 도구는 말 그대로 한 사람이 감당하기 힘든 범위의 프로젝트를 관리하기 위한 체계이다. 비록 한 개인이나 소그룹의 업무가 결코 복잡하지 않다고 할 수는 없더라도 그러한 많은 관리 자원을 다루기 위한 체계로 GTD의 계층적 업무 관리 체계의 불편함을 극복하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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