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D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프랭클린 플래너(이하 FP)의 예를 들게 되는 것은 일이나 업무의 계획 단계에서 상대적으로 대응되는 면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한 무엇보다도 FP가 일상에서 많이 알려져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서로의 장단점이 분명하다고 볼 때 우열을 가릴 필요는 없다. FP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상의 업무 계획, 실행 그리고 완료의 단계를 밟아 진행되는 것에 비해, GTD는 상대적으로 절차적인 면에서 자유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GTD는 보다 현실적이며 단기적인 관리 체계인 것에 반해 FP는 이상적이며 중장기적인 관리 체계로 볼 수 있다.
GTD 역시 일과 업무의 실행과 완료 지연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관리 체계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현재를 기준으로 한다. 즉 앞으로 미래를 위해 지금 어떤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지를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GTD 시스템에 의해 선택된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므로 써 전체적인 일과 업무의 실행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명확하게 선택되어 지는 시스템이 구성되고 관리되어져야 한다. GTD 시스템은 특정 도구나 방식에 제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FP로 대표되는 여러 자기 계발 방식의 업무 관리 체계에 비해 효율적이다. 하지만 새롭게 GTD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업무나 일의 처리 방식을 바꿔야 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 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다.
1. 가치와 상황
GTD에서의 핵심은 계획한 일의 실행 가능성에 대한 관리 체계이다. 실행된 일은 계획된 특정 행동을 통해 진행되면 어떠한 식으로든 결과가 드러난다(완료되지 않은 결과 역시 일의 실행에 대한 결과이다). 조건이 충족되면 실행한다는 사실에 대한 논의는 필요치 않다. 실행할 수 없다면 수정 대상으로 처리한다.
일반적으로 일에 대한 가치를 부여한다고 할 때, 중요한 일, 덜 중요한 일, 중요하지 않은 일 혹은 해야만 하는 일, 안해도 되는 일 그리고 급한 일, 급하지 않은 일 등 다양한 표현으로 나타낼 수 있다. 그리고 가장 급하거나 해야만 하는 일에 우선적인 가치를 부여하여 일정을 짜고 시간표를 관리한다. 일에 부여된 가치 중심의 관리 체계에서는 단순히 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을 더 많이 하도록 관리하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다. 이런 일에 대한 실행은 의지로 극복되어야 한다. 하지만 실행 의지에 대한 관리 체계는 GTD에서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FP로 대표되는 자기 계발 관리 체계에서는 가치로운 일을 수행할 의지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이다. 그럼에도 FP와 같은 가치 중심의 관리 시스템은 어떤 이유에서든 오랫 동안 호평을 받아 왔다. 문제는 가치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가치가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FP 운용의 혼란 속에서 알게 된 GTD는 자기 계발이나 개인 생산성 개선에 대한 욕구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생각되었다. 특히 위치와 같은 제약 조건에 기준으로 할 수 있는 일만 하는 방식은 일의 수행 가치 여부를 생각하는 방식에 비해 단순하면서도 신선했다. 물론 GTD에서도 일이나 행동에 대한 가치를 절대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이란 일단 실행되어야 결과가 나타나므로 실행 가능성을 우선 관리하고 이를 통하여 현재 위치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적절한 행동을 하게끔 알려 준다. 특히 회사 일을 항상 집에 들고 가는 우리네 직장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GTD의 일 처리 방식은 새롭기도 하지만 혼란스러운 면도 있다.
2. 인식과 수집
사람이 가진 막강한 멀티태스킹 능력은 집이든 회사이든 상관없이 머리 속에 떠오른 대상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려 한다. 특히 완료하지 못한 일들은 머리 속을 떠나지 않고 남아 스트레스를 안겨주기만 한다. 원래 생각하기 싫은 일은 더 생각나기 마련이다. GTD는 이렇듯 마무리되지 않고 머리 속에 남겨진 일들을 언제라도 모두 수집함이라는 특별한 곳으로 무조건 집어 넣도록 한다. 이러한 조치 만으로도 실제한 마음은 상당히 안정될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일이나 고민거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 대상을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준다. 문제는 일이란 내 삶의 주변에서 끊임없이 생겨나고, 시스템을 통하여 관리하기 위한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
3. 행동과 관리
필요한 상황에서 필요한 일을 제때 그리고 제대로 한다면 업무 스트레스는 상당히 줄어 들 것이다. 이를 위해 GTD에서는 수집함에서 꺼낸 일을 수행할 장소, 시간 및 조건 등에 따라 평가한다. 수집하는 것에 비해 평가 작업은 상당히 어렵고 시간이 요한다. 그리고 평가된 각 일을 행동 방식이나 조건에 따라 달력이나 수첩 혹은 Tickler 폴더 등으로 옮긴다. GTD 프로그램을 사용하게 된다면 이러한 과정이 수월해 질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거나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가 단계를 지나 지정된 곳으로 옮겨진 일들은 상황이나 조건이 만족되어 GTD 시스템이 알려줄 때까지 우리 머릿 속에서는 잊어버리도록 한다. FP가 시간이 날 때마다 삶의 가치와 목표를 계속 상기시키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는 것과는 큰 차이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조건이 만족되어 행동하라고 알려 줄 때 우리는 일 자체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일의 표현이 모모하다면 실행은 물론 그 결과의 평가 조차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 때문에 GTD 시스템에서 일이나 행동을 표현하는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
GTD 시스템은 다른 여러 자기계발시스템과 달리 정해진 도구나 프로그램을 지정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가 일을 적절하게 관리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생산성은 크게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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