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19일 토요일

GTD 블로그 리부트

개인적으로 GTD를 접하기 이전부터-무슨 이유에서인지 몰라도-난 시간 관리, 일정 관리 그리고 프로젝트 관리 등과 같은 일상적 업무 관리 체계에 관심이 많았고, 이를 생활에 적용하고자 나름 애를 썼다. 학창 시절이나 직장의 일상에서 언제나 관리되지 못한 일에 허둥대다 보니,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언가 외부적 도구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컴퓨터나 기타 디지털 기기에 대한 접근성이 오늘날과 같은 시절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면서 소프트웨어 기반의 업무 관리에 한참 몰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누구가 그렇듯이-다이어리와 플래너 등의 또 다른 형태의 관리 도구도 접하게 되었다.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르겠지만 지금도 최종 보스라고 할 수 있는 프랭클린 플래너(이하 FP)를 알고 나서 이를 이해하고 실천해 보기 위해 많은 시간과 정열을 쏟았다.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게 FP는 적응하기 쉽지 않은 구조와 절차의 시스템이었지만 그래도 제법 몇번에 걸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결과는 언제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웹 페이지나 블로그 등에 소개된 FP를 이용한 업무 성과에 관한 내용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나름의 효용성이 충분한 것은 분명하지만 내겐 유독 어려웠다.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PhotoShop 같았다. 난 PhotoShop의 기능이 정말 유용할 것이라 생각해서 최소한의 기본 기능이라고 배워보려고 수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적성에 안맞는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그런 식의 처리 방식이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인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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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대로 된 업무 관리 프로그램으로서 사용해 본 것은 8-비트 Apple II에서 구동 되었던 Desk Calendar II 프로그램이다. 아직도 그 느낌은 여전히 생생하지만, 몇번의 시도에도 한국 실정에서 사용하기에 무리였다. 그럼에도 이러한 프로그램들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든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상 업무 관리를 방안으로 FP만한 것이 없었던 시절이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FP에 관심을 가지기는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인생에서 추구하는 목적과 가치가 달라지면서 지금까지의 일상적인 업무 관리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FP를 통해 나름 성공한 일화의 현실성에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성공한 입장에서는 돌이켜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자신의 노력 덕분이니.

비용 역시 만만치 않았다. 물론 그 정도 비용은 인생 성공을 위한 작은 투자라고 볼 수 있지만, 왠지 비용과 노력 대비 얻는 성과는 거의 없었을 뿐더러, 혼란스럽고 자괴감이 들기까지 했다. 돌이켜보면 머리 속이 복잡하고 할 일이 산더미 같이 쌓여 정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그 해결 방안의 하나로 계속 FP으로 해결하고자 했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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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무수히 다루게 되겠지만-FP 못지 않게 업무 관리 시스템으로서-항상 마음 후보로 거론되었던 대상은 Microsoft Outlook(이하 OL)이었다. PC 환경이 Windows 운영체제 기반으로 전환된 이후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이 상당 했지만, 초기 Windows 3.X 환경에서 Schedule+에서 시작하여 OL까지 Microsoft의 제품들에 관심이 갔다.

물론 현실적으로 OL은 직장에서 업무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OL 역시 FP는 다른-기능의 풍족함에도 불구하고-아쉬움을 느끼게 했다. 어쩌면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기능의 부족함이 아니라 너무 많은 기능들이 자연스럽게 연동되지 못하는 느낌이었고, 특히 업데이트가 될 수록 점점 무거워졌다. 비용의 부담을 무릅쓰고 경쟁 제품이었던 Lotus Organizer 혹은 빈약하지만 가벼운-Macintosh에서 사용하기 위한-Claris Organizer 등도 사용해 보았지만 OL의 문제를 해소할 만한 주역이 되지는 못했다.

그런 어느 날, iGTD에 대한 정보를 우연히 접하게 되고 이후 왠지 모르게 GTD에 대해 급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확실히 iGTD는 그전까지 보아 온 업무 관리 프로그램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이 일로 구형 iBook G3/600을 신형 MacBook White 2008로 바꾸게 되었다. 이후 David Allen의 GTD를 비롯한 여러 서적 그리고 웹 사이트의 정보를 보면서 GTD의 개념과 그 효용성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돌이켜 볼 때 iGTD에 받은 그 감흥을 대체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사람마다 GTD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내게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삶을 보다 자유롭게 그리고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에서 다시 새롭게 블로그 포스팅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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